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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 ■■■/대만 기차와 마을여행기

[대만지선열차] 지선열차 2편 - 핑시셴 (平溪線) w. 호우동, 스펀, 핑시, 징통 /하늘연못의 대만기차여행기

 

핑시셴 (平溪線) 
1921년 일제 강점기 핑시셴은 대만 최대 광산지였다. 호우동, 징퉁에 있는 탄광운송을 위해 개통되었으나 1980년대 이후 탄광업이 시들해지자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타이완철도국은 핑시셴을 폐선하려 했으나, 역사보존차원에서 극적으로 유지하게 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당시의 소박한 생활모습이 보존되어 TV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알려지면서, 핑시셴은 관광철도로 탈바꿈한다.
현재 네이완셴, 지지셴, 아리산철도와 함께 대만 4대 지선으로 불린다.

탄광업에 종사하며 힘든 삶을 영위했던 서민들의 옛 모습이 고스란이 보존되었다. 척박한 환경과 삶 속에 빛나는 <소박함>이 핑시셴 여정의 매력이다. 덧붙여 매년 원소절(정월대보름)이 되면 핑시셴 마을들은 1만개의 천등이 하늘로 날아 오른다. 이때는 전국에서 인파가 모여들어 마을 전체가 행사장이 된다.









일본은 비경의 철도구간에 지역 특색을 듬뿍 담은 관광열차가 운행하지만, 대만지선은 외부만 살짝 단장한 대만판 완행열차(区間車, DR1000형)가 운행한다. 3량편성에 인상적인 가운데 동그란 칸막이만 제외한다면 일본완행열차와 비슷하다. 완행열차지만 내부에 화장실도 있다. 이 열차는 최대한 빨리 탑승해 가장 앞이나 뒷좌석(거의 전망석)을 잡는 것이 포인트다. 















핑시셴은 엄밀하게 말해서 산댜오링~징퉁구간이지만,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타이베이 인근 파두(八堵)역에서 출발하면서 이란셴(宜蘭線)과 일부 공유한다. 타이베이에 있는 동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핑시셴 일정을 미루고 미루었지만, 타이베이는 단 하루도 나에게 태양을 허락하지 않았다. 출국전 마지막 날, 울며 겨자먹고 비 내리는 핑시셴을 찾았다. 비와 어울리는 기차여행이 있지만 핑시셴 여정은 비와 어울리진 않았다.


파두를 출발한 열차는 르웨팡(쥬펀,진과스 경유 기차역)을 지나 핑시셴 진입직전 탄광마을 호우동에 정차한다. 호우동은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핑시셴 여정중 가장 볼거리가 많은 탄광마을이다. 








1920년 루이산에서 생산된 석탄을 운송하기 위해 개설되었다. 이란셴과 핑시셴을 연결하는 중심에 있다. 탄광도시 아니랄까봐 칙칙한 분위기의 시멘트역사지만, 오랜 세월이 덧칠되어 있어 그런지 은근히 매력있다. 호우동이란 명칭은 원숭이구멍이란 의미지만, 기차역 주변에 원숭이가 아닌 고양이마을이 있어, 기차역에는 '승객반 고양이반'이다.

기차역 바로 앞 몇몇 상점들은 호우동의 명동(?)이다. 그리고 맞은편에 석탄공장이 파괴된 채 남아있다.







대만이 독립하자 루이산광업이 70년간 운영했다. 대만 최대 석탄산지였기에 황금기에는 6000명의 거주했다고 한다. 1990년 생산중단과 지진으로 인해 마을은 탄광기능을 상실했고, 현재는 몇 백 명이 거주하는 소박한 마을이 되었다. 대만정부는 근대화일조를 기념해서 마을을 살아있는 역사마을로 보존중이다. 숙소, 갱, 신사 등 당시 광부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가족을 위해 힘들게 삶을 영위하던 흔적들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시간은 호우동에서 멈춘다. 오늘 비에서 짙은 세월의 향수가 풍긴다. 애절하다.   







기차역 주변에는 호우동 여행정보센터가 있다. 호우동 마을역사를 다양한 자료와 멀티미디어로 전달해 준다. 
3분 만에 스~~~윽~!! 







수명이 고갈된 척박해진 탄광마을이지만, 잊혀진 감성을 일깨워 주는 아날로그 감정이 스며든다.







다시 열차를 타고 핑시셴으로 진입한다. 강의 장단에 발맞추어 함께 달린다.








쓰펀기차역은 옛거리와 밀접한 동거중이다. (열차여행매니아들은 이런 마을 완전 사랑해주신다.)







때론 한 장의 사진이 여행자의 발길을 인도한다. 인터넷서핑 도중 마을 중심에 차로가 아닌 철로가 놓인 사진은 핑시셴 여행욕구를 품게 했다. 열차가 옛 거리를 관통하는 독특한 경관은 대만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단골메뉴로 소개되었다. 덕분에 핑시셴을 대표하는 단 한 장의 사진이 있다면 바로 위 공간에서 촬영한 사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마을이 있다. 군산에.......
머지않아 군산에 다녀올 것이다. 철로마을의 유니크한 감성에 반했나보다. 홀딱~!!







스광탄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스펀에서 내렸다면 20분 정도 걸으면 되지만, 따화역에서 내렸기에 산 하나를 한 시간 동안 타야했다. 한 시간 동안 비 내리는 산 속을 홀로 걷는 느낌은 음산하기 그지없었다. 조난당한게 아닐까 걱정될 무렵 스광탄이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비의 울음과 흠뻑 젖은 축축한 바지. 스광탄의 비경 앞에서 모두 잊을 수 있었다. (그래도 호우동이 더 비경이었다며...) 

본래 다리를 건너 조금만 걸으면 스펀폭포가 나오지만 길이 폐쇄되었다. 그래서 40분간 돌아가야 한다. 한 시간 가량 등산으로 인한 에너지 고갈로 포기!!! (내 삶의 철칙은 케이블카가 없는 산은 절대 정복하지 않는다거늘.... 왜 비오는 날 등산한걸까?? 갸우뚱~)





 

 

핑시셴은 그 어떤 철로보다 마을이 세밀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가깝다는 것이겠지?




 

마을에 이어 강도 철길과 함께 한다.







 

핑시는 쓰펀보다 아기자기한 풍류가 있다. 오래된 건물들의 색감도 마음에 든다. 비오는 평일이라 마을은 고요했지만, 매년 원소절(정월대보름)이 되면 마을은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대만 최대의 천등제는 푸른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핑시 천등제의 기원은 주민들이 도적을 막기 위한 통보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천등에 낭만과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만 최대 축제 중 하나가 되었다.






 

 

핑시셴의 종착역인 징퉁역은 대만에 보존된 4개의 일본 목조 기차역중 하나다. 70년이 넘는 역사로 국가 3급 고적으로 등재되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간이역답게 바로 옆에 핑시셴의 추억이 전시된 <철도스토리관>이 있다.




 

 징통은 핑시지역 최대 탄광터였고, 핑시셴 개설목적이었다. 옛 탄광터는 <탄광기념공원>으로, 광산 직업 훈련소는 현재 불교수행장소인 <타이즈여관>으로 보존되었다. 마을은 일본 강점기 시절 탄광마을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핑시셴 여정을 마치고 다시 타이베이로 돌아온다. 지지셴, 네이완셴에 비해 인상적인 볼거리는 없었지만, 핑시셴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고요한 감성이 숨 쉬고 있다.





 

▣ 운행구간 및 운행일 (클릭하면 커집니다.) 


▣ 추천좌석 | 징퉁 방향으로 왼편


▣ 패스여부 | 핑시셴 일일권 54NT (루이팡~징퉁만, 파두에서 루이팡은 별도로 티켓발권해야 함)

여행코스 | 루이팡 → 호우동 → 스펀 → 핑시 → 징퉁 (반나절)
    + 마을은 30분~1시간이면 다 돌 수 있을 만큼 크지 않다. 물론 섬세하게 여행하려면 2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 아침 일찍 출발해서 돌아올 때 루이팡에서 주펀(강추!!)+진과스와 연계하면 효율적이다. 

▣ 
참고사항

    + 핑시셴마을들은 관광업에 종사하다보니 주중엔 거의 문을 닫는다. 썰렁한 분위기가 싫다면 주말에 여행하자. 

※ 본 정보는 2011년에 근거합니다. 기차정보는 자주 변경되며 저 역시 틀린 정보를 기입할 수 있으니 명확한 정보는 별도 검색하시길 바랍니다. 변경되었거나 잘못된 정보는 리플로 알려주시면 2014년까지만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에어부산(항공권)의 일부협찬으로 제작되었으며, 코레일기자단 3기로 송고되었습니다.
※ 위 업체 외 본 포스팅의 상업적 활용은 제 허락 없이 불허합니다.
※ 글 작성에 도움을 주신 에어부산, 코레일, 일인승무 최지웅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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