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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소도시 여행 ■■■/스위스

[스위스 서부] 레만호 기차여행 ② 레만호의 테라스 로잔 Lausanne, 호반마을 브베 Vovey 몽트뢰 Montreux /하늘연못

 

 

기차여행에 홀릭된 내가 혼자만의 첫 유럽여행을 꿈꾸던 곳은 스위스였다. 험한 자연환경으로 가득한 나라지만, 면적당 기차역이 유럽에서 가장 많아 구석구석 기차가 들어간다. 기차의 종류도 다양해서 골라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골든패스라인, 베르니나특급, 빙하특급 등 이색적인 관광열차들이 낭만을 싣고 천혜의 대지를 달린다. 영화 속에서나 펼쳐질 법한 기차여행이 스위스에서 현실로 펼쳐지니 이거야 말로 세계 최고의 기차여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는 다른 유럽과 달리 민영회사가 운영하는 철도가 많아서 유레일패스 이용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스위스패스를 이용하면 민영회사철도, 메트로, 트램까지 스위스 대부분 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440개의 박물관과 관광지를 입장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아래 소개할 레만호 기차여정은 스위스패스가 없더라도 유레일패스로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특별히 관광열차가 운행하진 않지만 제네바에서 몽트뢰까지 바다처럼 펼쳐지는 호반과 포도밭 사이를 기차가 달려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레만호는 서유럽에서 가장 큰 호반이다. 레만호의 물줄기는 론강을 거쳐 지중해에 들어간다. 레만호 주변은 「라보지구의 포도밭 Lavaux, Vineyard Terraces 」이라 불리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포도밭이다. 일조량이 풍부해 스위스 와인의 명산지로도 유명하다. 포도밭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호반마을들은 하나같이 예술인들이 사랑한 휴양마을이다. 소설의 배경무대로 쓰이기도 했고, 예술인들이 여생을 보내기도 했다. 레만호반 여정의 마지막인 몽트뢰에 도착하면 스위스 중부지방의 비경을 달리는 골든패스라인으로 기차여행을 릴레이로 연계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로잔은 풍광의 콘트라스트가 아름답다. 레만호 주변 도시 중 가장 고혹적이다. 칼뱅의 종교개혁이후 로잔은 개신교도시가 되었다. 개신교 성직자를 배출하는 로잔아카데미 Lausanne Academy (현 로잔대학교)가 설립된 후 다양한 교육기관이 생기면서 스위스 교육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로잔을 세계적으로 유명케 한 것은 올림픽이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가 있어 세계에서 유일하게 1년 내내 올림픽 마크와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info    

▣ 레만호 주변 도시 중에서 볼거리가 가장 많다. 하지만 도시의 고저차가 굉장히 심해 지하철(스위스패스 무료) 이용이 합리적이다. 구시가지만 여행계획이라면 힘들긴 해도 도보로 가능하다. 하지만 리조트밀집지구인 우시지구까지 여행할꺼면 우선 우시지구를 여행 후 우시역Ouchy에서 메트로 탑승 후 뤼민궁전이 위치한 히폰 마리베자역 Riponne M.Bejart에서 내려서 동선을 잡으면 내리막 길로만 여행이 가능하다.

 

 

 

로잔역 Gare de Lausanne CFF Centrale       로잔의 언덕 중심에 있다. 위로 올라가면 구시가지고, 호수를 향해 내려가면 리조트 밀집지역인 우시지구다. 도시의 고저가 굉장히 심해서 우시지구까지 여행계획이라면 지하철 이용이 합리적이다. (스위스패스 소지시 무료) 물론 구시가지만 여행한다면 튼튼한 두 다리에게 민폐 좀 끼치자.

 

[참고] 이번 로잔여행은 저질체력과 시간분배 에러로 우시지구는 포기했다. 구시가지만 섬세하게 여행해도 체력이 방전될 것이다. 고급 리조트 휴양구역인 우시지구도 굉장히 매력이 넘치는 것 같다. 올림픽박물관이 있는 공원과 호반리조트들이 많아 고급스러운 호반산책을 누릴 수 있다.

 

 

 

센트럴거리 Rue Centrale       구시가지 가는 길에 있는 평범한 상업지구... 제네바의 상업지구에 비하면 조촐한 편이다.

 

 

 

생 프랑수아 광장 Place St. Fracncois       수도회로 사용했던 생 프랑스아교회 Eglise St. Fracncois를 비롯해서 프랑스 르네상스시대의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어 마치 스위스가 아닌 파리에 온 느낌이었다. (바로 위 건물은 파리시청을 복사한 느낌이다.) 이곳부터 구시가지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구시가지 상업지구 ★       생 프랑수아 광장과 팔뤼광장 사이는 고택들이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고 빼곡하게 붙어있어 인상적이다. 다들 그렇게 좋았나? 좁은 골목길 사이로 명품브랜드, 노천카페, 패스트푸드 점 등 다양한 상점들이 빼곡하다. 매일 아침 이곳에는 아침시장이 열린다. 마치 꽃동네에 온 것 마냥 발걸음이 즐겁다.

 

 

 

로잔의 상징인 대성당으로 향하는 2층 다리는 로잔에서 가장 근사한 발코니다. 다리 1층은 지하철이 다닌다.

 

 

 

대성당으로 향하는 다리에서 바라본 구시가지 ★       레만호반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도시로 로잔을 꼽은 이유는 바로 이 풍경 때문!!!! 형형색색으로 빼곡하게 붙어버린 고택들이 마치 호반의 바람결에 맞추어 출렁이는 율동감을 보여주었다. 마치 도시자체가 살아서 움직이듯 생동감이 넘친다.

 

 

 

대성당~샤토 생메르 구시가지       로잔의 역사가 전개된 곳으로 대성당을 비롯한 생 메르성, 뤼민궁전이 있다. 기존까지 걸었던 구시가지가 상업지구였다면 이 주변은 고급주택가다. 파스텔톤 채도의 고택들이 동화같은 감성을 공감케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 Cathedrale Notre-Dame-Chateau ★       12세기에 건축된 고딕양식의 대성당으로 스위스에서 발생한 칼빈의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교회로 바뀌게 되었다. 현재 로잔의 상징이며, 스위스에서 손꼽히는 웅장함과 화려함을 자랑한다. 232개의 계단을 오르면 레만호를 담은 로잔의 전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여기까지 등산한 것도 힘들거니와 앞으로 더 올라가야 하는데, 232개의 계단마저 오르면......)

 

대성당 철탑 정상에는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불침범의 육성메아리가 들린다고 한다. 전기가 없던 옛날 등불 하나로 불을 밝히다보니 화재가 빈번했다. 대성당 철탑은 로잔에서 가장 높았기에 화재 감시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산업화이후 유럽의 많은 도시에 있던 불침번의 육성은 사라졌지만 로잔은 500년 넘도록 전통을 지키고 있다.  

 

 

 

뤼민궁전 Palais de Rumine       1906년에 로잔대학교 도서관으로 건축되었다. 현재 주립미술관, 고고학박물관과 도서관 등으로 다용도로 활용중이다.  

 

 

 

생 메르 성 Chateau St. Maire ★       1426년 건립된 로잔 주교좌로 현재 보(Vaud)주청사다.

 

 

 

구시가지에서 내려와 지역열차를 타고 브베로 향한다.

 

 

 

라보 지구의 포도밭 Lavaux, Vineyard Terraces ★       로잔에서 시옹성까지 이어지는 호반 주변으로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이 펼쳐진다. 일조량이 워낙 좋아 화이트와인의 명산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기차는 끝없이 펼쳐진 호반을 따라 낭만을 찾아 달린다.

 

 

 

 

 

  

브베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라보지구 포도밭의 중심에 있는 소박한 호반마을이다. 브베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미국 영화감독 찰리 채플린이다. 찰리 채플린은 생애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보냈다. 그와 가족들의 묘가 브베 인근에 있다. 레만호반 여정 중 고요한 호반산책이 그립다면 몽트뢰나 브베를 다녀오자.

 

 

 

브베역 Gare de Vovey       브베 호반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차역. 소박한 마을의 동화감성을 담았다.  

 

 

 

브베마을       앞 편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니옹처럼 프랑스와 독일의 감성이 크로스오버 된 소박한 호반마을이다. 호수는 찰리 채플린의 마음을 빼앗아서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제네바에서 태어난 철학자 루소도 젊은 시절 브베에서의 추억을 주제로 연애소설 신 엘로이즈 La Nouvelle Héloīse를 집필했다. 하지만 나에게 브베에서의 사랑을 느끼기에 로잔에서의 감흥이 너무 컸다. 그리고 소박한 마을에 현대식 건물들이 적지 않아 감흥도 반감되었다. 하지만 두 팔 벌려도 다 담지 못할 것 같던 레만호를 시원한 가슴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브베만의 매력이라 생각했다.

 

 

 

 

 

  

 

스위스 리비에라의 빛나는 진주라 불리는 몽트뢰는 이웃도시 브베와 쌍둥이 언니 같다. 찰리 채플린의 브베라면,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와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몽트뢰를 사랑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몽트뢰에 가라"고 했을 정도로 이곳을 제2의 고향 그리고 천국이라고 칭했다. 소설가 해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어라'의 배경도시로 몽트뢰를 선택했다. 매년 7월 세계적인 음악축제인 몽트뢰 재즈 페스티발이 개최된다. 그리고 시옹성은 스위스에서 가장 고혹적인 성으로 손꼽힌다.

 

 

[참고] 이번 레만호 기차여행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아쉬움이 2가지가 있다면 로잔 우시지구와 몽트뢰 마을이다. 나에겐 골든패스라인, 몽트뢰마을여행, 시옹성 중 시간적으로 2가지만 선택할 수 있었다. 몽트뢰는 다음을 기약하고 시옹성과 골든패스라인을 택했다. 후회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아쉬움은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아쉬움을 남기는 게 여행 아니던가~

 

 

 

바토 시옹역 Veytaux-Chillon ★       몽트뢰보다 더 유명한 시옹성을 보려면 몽트뢰역에서 45분을 걷는 것보다 바토 시옹역에서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 (바토 시옹역에서 시옹성까지는 도보로 약 5분) 호반 옆에 위치한 소박한 간이역은 기차여행자의 마음을 멋지게 낚아 버렸다.

 

 

 

시옹성 Château de Chillon (입장료 有, 스위스패스 무료) ★      레만호의 고혹한 자태를 뽐내는 시옹성. 아름다운 자태와 달리 성의 역사는 아름답지 않다. 시옹성은 본래 이탈리아에서 알프스를 넘어오는 상인들에게 통행세를 받던 곳이었다. 12세기 이 지역을 지배하던 사보이공국이 성을 사들여서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했다. 16세기 이 지역에도 종교개혁이 일어나자 로마교황청을 지지하던 사보이공국과도 마찰이 생겼다. 갑작스레 사보이공국은 종교개혁자들을 수감하는 감옥으로 쓰게 된다.

 

이런 역사는 영국시인 바이런의 <시옹의 죄수 Le prisoner de Chillon>란 대서사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바이런은 자필로 시옹성 감옥에 자필사인까지 남겼다. 내부에는 지하창고, 감옥, 예배당 등의 당시 종교탄압에 대한 역사적인 근거들을 접할 수 있다.

 

 

 

레만호반에 서서 호수를 바라보며 오늘 여정을 마무리했시옹~ 그리고 기차를 타고 다시 몽트뢰로 돌아갔시옹

 

 

 

몽트뢰역으로 돌아간 순간 골든패스라인이 떡 하게 서 있다.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10분 후 출발이라고 한다. 순간 몽트뢰 시내를 구경하겠다는 우격다짐은 물거품처럼 사라졌고, 급한 마음에 역창구로 달려가 골든패스라인을 예약 후 탑승했다. 골든패스라인와의 첫 조우는 기차홀릭은 나에게 설렘이었다. 마치 5살 서울역 플랫폼에서 새마을호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나처럼......  

 

 

 

몽트뢰역을 출발한 열차는 언덕을 느릿느릿 올라갔다. 레만호와 몽트뢰 마을과의 작별이다. 변덕쟁이 날씨에도 불구하고 풍광은 올레였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흥분..... 그렇게 열차는 스위스 중부로 진입하고 있었다.

 

골든패스라인 열차여행도 블로그에 집필코자 했으나 날씨와 일정이 망했다. 갑작스레 창밖으로 광분의 폭우가 쏟아졌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착이 지속되었다. 폭우에도 불구하고 골든패스라인은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것 마냥 환상적인 풍광이 전개되었다. 하지만 해는 저물었고 기나긴 연착으로 인해 가까스로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늘 호반여행은 자체로도 행복이었고, 지금 난 또 다른 호반열차 여정을 꿈꾼다. 

 

 

 

 

[스위스 서부] 레만호 기차여행 ① 국제 평화의 도시 제네바 Geneve, 호반의 성 니옹 Nyon (클릭!!)

 

 

[스위스 서부] 레만호 기차여행 ② 레만호의 테라스 로잔 Lausanne, 호반마을 브베 Vovey 몽트뢰 Montreux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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