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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특집] 일본남부 마을여행

[일본 후쿠오카현 키타큐슈] 바다, 조계시절의 감성과 만나다, 모지코 레트로 門司港レトロ /하늘연못의 일본 소도시 여행기

 

 

과거를 탐닉하는 어쿠스틱 여행자들에게 시간이 멈춘 도시는 마냥 사랑스럽다. JR코쿠라역에서 노후된 완행열차에 오른다. 졸린 눈을 비비며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새 열차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바다의 끝자락에 멈춘다. 플랫폼에 발을 내딛던 순간 시계는 한 세기 전으로 회귀한다. 르네상스양식의 소박한 목조역사에는 과거의 향수가 변함없이 담겨있다. 그리고 여행자들은 시간여행을 떠난다.

 

현재 모지코는 큐슈의 변방이지만 한 세기전만해도 혼슈를 이어주던 큐슈의 관문이었다. 혼슈와 큐슈를 이어주던 대교가 없던 시절 많은 사람들과 물자들이 배를 통해 모지코로 넘어와 큐슈 각지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했다. 모지코는 현재의 후쿠오카처럼 큐슈여행의 시작이었다. 현재 철도박물관으로 활용되던 JR큐슈의 본사도 이곳에 설립되었으니 당시 모지코의 위상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건축과 교통과학이 발달하자 모지코는 번성과는 멀어져 갔다. 

 

 

 

 

모지코는 간절한 진심이 느껴진다. 과학의 발달과 거꾸로 걷던 도시를 개발하려던 정부의 의지를 꺾어버린 주민들의 진심... 그 간절함이 현재 모지코에 RETRO란 수식어를 붙여줬다. 함께 걷는 이의 손을 잡고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거닌다. 꼬옥 잡은 손은 그와 그녀의 진심이다.

 

 

 

 

 

모지코는 누구에게나 RETRO다. 추억의 향연들이 바다 물결 위로 아롱아롱거린다. 시원한 바다 바람이 간지럽게 속삭이던 기억, 카메라 셔터소리의 찰칵거림, 잔잔한 오르골의 숨소리..... 모지코의 밤은 잔잔한 낭만이다. 

 

 

 

 


 

 

 

JR모지코역 JR門司港驛          어딜가나 기차역은 여행지의 첫 감성이 베어나는 곳이다. 큐슈 철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간이목조역에는 한 세기 전 역사가 생생하게 숨 쉬고 있다. 1914년 르네상스풍으로 건립된 JR모지코역은 사무실, 대합실은 물론 직원들의 복장마저 당시 모습 그대로다. 

난 이곳 플랫폼을 거닐며 100년 전 열차여행을 내 멋대로 회상한다. 본토에서 넘어온 많은 이들이 다양한 여정을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플랫폼 위에서 기차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런 섬세한 두근거림이 곧 추억으로 깊히 남는다. 그래서 이곳 주민들은 오래된 기차역을 사랑했다. 1970년 모지항 신개발사업으로 철거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주민들의 열렬한 반대로 역사는 보존될 수 있었다. 그런 사랑이 있었기에 1988년  기차역으로썬 일본 최초로 국가중요문화재에 등재되었다. 

 

 

 

 

 

구 모지미쯔이클럽舊門司三井俱樂部          모지코역 길 건너편에 독일감성이 스며든 고색창연한 건물이 있다. 이 지역에서 무역사업을 크게 벌이던 미쯔이물산三井物産 (현재 일본 최대 물류회사중 하나다.)이 귀빈접객과 경영진 숙소를 위해 1921년 건립했다. 내부는 당시 모지코의 번영을 상징하듯 화려했던 잔영들이 고요한 풍채로 남아있다. 더불어 2층에는 아인슈타인 부부가 묵고 간 방도 있다. 어린 시절 난 여행소설을 읽을 때 고풍스러운 방에서의 하루를 상상했던 적이 있었다. 

 

     info  요금 | 1층 무료, 2층 성인 100円, 어린이 50円       영업시간 | 09:00~17:00 연중무휴 

 

 

 

 

 

구 오사카상선 舊大阪商船          큐슈 벳부온천이 일본 전국적으로 대인기를 끌자 큐슈의 관문으로서 여객터미널의 필요성이 있었다. 큐슈와 오사카를 이어주는 관광운항 사업을 하던 오사카상선(大阪商船, 현재 미쯔이 그룹과 병합)은 1917년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던 네오르네상스양식으로 여객터미널을 건축했다. 

 

과거 운송사업으로 큐슈와 칸사이를 연결했다면 현재는 예술로 교류중이다. 고베에서 태어나 이 지역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 와타세 세이조(渡瀨政造)의 바다의 갤러리(海のギャラリ-)가 2층에서 상설 전시중이다. 와타세 세이조란 이름은 익숙하지 않아도 그의 작품들을 보면 '아~ 이 작품이 그의 작품이었구나~'란 생각이 들만큼 친숙하다.

 

     info  요금 | 1층 무료, 2층 바다의 갤러리 성인 100円, 어린이 50円       영업시간 | 09:00~17:00 연중무휴


 

 

 

 

구 모지세관 舊門司稅關          19세기초 큐슈의 관문이었던 만큼 많은 물류들이 오고갔다. 그렇다보니 세관의 필요성이 증대되어 1912년 건축되었다. 현재 1층은 다목적홀 겸 휴식공간이다. 2층 다락방 분위기의 전망대는 블루윙모지의 최적의 조망 포인트다.  

 

     info  요금 | 무료       영업시간 | 09:00~17:00 연중무휴 

 

 

 

 

 

국제우호기념도서관 國際友好記念圖書館       모지코 중심에 위치한 이 건물은 예로부터 있던 건물이 아니다. 중국 대련과의 국제항로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자 국제우호 15주년을 기념하며 대련 동청철도東靑鐵道 본사건물을 똑같이 건축했다. 동청철도는 제국주의시절 러시아제정이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청나라와 손잡고 건설했다. 하지만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러시아로부터 탈환했다. 이후 일본의 중국대륙 진출은 본격화 되었다.

 

대련은 장춘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중국 조차지였기에 일제 건축물들이 도시에 가득하다. 그 많은 건물 중 우호상징기념으로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이 건물이 적합했던 걸까? 개인적인 지식이 짧아 잘 모르겠지만 왠지 불편한 진실이다. (참고로 이 건물을 대련에서 보고 싶다면 러시아거리로 향하자. 개인적으로 가본 결과 정말 쌍둥이다.)

 

     info  요금 | 무료       영업시간 | 09:30~18:00 월요일 휴무 

 

 

 

 

 

 

레트로전망대レトロ展望臺          31층 전망대는 모지코 레트로의 야경 명소. 하지만 모지코 레트로 특유의 분위기를 훼손한 민폐 디자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나도 한 표요~!!) 시모노세키의 초고층빌딩 가이쿄유메타워를 바다를 두며 오랜 연인을 바라보듯 마주 본다. 왠지 모지코와 시모노세키 사이에 바로 아래 소개할 블루윙모지가 다리를 내려야 할 것 같다. 맞다. 아차! 이 둘 사이에는 칸몬대교가 있었지..... 

 

     info  요금 | 성인 300円, 어린이 150円       영업시간 | 10:00~21:30 연중무휴 

 

 

 

 

 

블루 윙 모지 BLUE WING MOJI          하루에 6번 다리가 오르고 내리는 도개교. 각각 맞은 편에 서 있던 연인들은 다리가 내려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가 서로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푸른 바다는 낭만적인 배경무대가 된다. 그래서 연인의 다리, 연인의 성지로 불린다.

 

     info  도개시간 | 10시, 11시, 13시, 14시, 15시, 16시 정각

 

 

 

 

 

칸몬대교 關門大橋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이어주는 전체 길이 1,068m의 대형 현수교. 본래 다리 아래 혼슈와 큐슈를 이어주는 칸몬지하터널이 있었다. 하지만 교통량이 증대되자 항상 교통침체에 시달려야 했다. 새로운 대안으로 1958년 당시로써는 최첨단 과학기술로 완공했다. 완공후 칸몬지하터널은 상징적인 의미로 남겨두었는데, 바다 아래를 걸어서 큐슈에서 혼슈로 넘어가는데 15분이면 가능하다. 다만 안전을 고려해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만 개방하고 있다.

 

 

 

 

 

모지코레트로 해협플라자 門司港レトロ海プラザ          모지코만을 둘러싼 감성 듬뿍 쇼핑타운이다. 오르골 전문점, 앤틱골동품 등 낭만물품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모지코의 명물 먹거리인 바나나빵과 야키카레를 만날 수 있다. 모지코는 서양세계에서 바나나가 일본 최초로 유입된 곳이다. 그래서 모지코하면 바나나다. 바나나를 재료로 한 바나나빵, 바나나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바나나스위트들을 맛볼 수 있다. 더불어 해협플라자 바로 앞 바나나맨 동상과 사진 촬영은 센스!!! 

 

1950년대 조그마한 식당에서 만들어 낸 야키카레焼きカレー는 모지코 대표음식이 되었다. 오븐에 담은 카레 덮밥 위에 리조또처럼 치즈, 계란을 올려놓고 살짝 구워낸다. 방금 나온 따스함에 치즈는 카레 속으로 스며들고, 카레의 향과 어우러져 부드러운 식감을 뽐낸다. 현재 모지코에 약 30여개의 야키카레 전문점이 있다고 한다.

 

 

 

 

 

칸몬해협뮤지엄 関門海峡ミュージアム          레트로 모지코를 산책하면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당시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칸몬해협과 함께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모지항의 역사를 재현한 박물관으로 향하면 당시 모습이 실.물.크.기로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당시 거리 소음과 시간대에 맞게 조명까지 조절되어 생생한 과거가 펼쳐진다. 5층 전망대는 칸몬해협조망 최적의 장소다. 이곳에서 상쾌한 미소를 바다 위로 띄운다.

 

     info  요금 | 무료 (멀티미디어 상영관람은 성인 500円, 초중학생 200円)       영업시간 | 09:00~18:00 연중무휴 

 

 

 

 

 

큐슈철도기념관九州鐵道記念館          1세기 전 JR모지코역와 함께 설립된 큐슈철도 주식회사의 본사는 현재 철도기념관이 되었다. 기념관은 본관, 야외차량 전시관, 철도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야외차량 전시관은 Gekko, Nichirin 등 큐슈를 누비던 기념비적인 열차들이 깔끔한 상태로 보존 전시중이다. 대부분 내부관람도 가능해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케 했다. 

 

옛 JR큐슈철도 주식회사 본관은 큐슈철도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JR큐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양한 자료들과 사진들로 만날 수 있다. 쯔바메, 카모메, 소닉, 유후인노모리 등 큐슈열차여행을 즐긴 후 이곳을 방문하니 그 감회가 남다르다. 또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기차운전 시뮬레이션도 즐길 수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매 시간 정각에 펼쳐지는 <큐슈철도의 대파노라마> 큐슈지형과 흡사하게 제작된 미니어쳐월드에 직원의 소개에 따라 큐슈를 대표 열차들이 주행한다.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큐슈횡단특급의 스위치백까지 구현했다. 또한 밤낮표현까지 완벽해서, 밤이 되면 역사의 야경은 물론 미니어쳐 열차들도 라이트를 켠다.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가까이서 보겠노라 달려드니, 철도원을 꿈꿨던 어린 시절 내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 추억은 지금도 내 가슴을 두들기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철도원은 되지 못했지만 코레일명예기자로 그 꿈을 대신했다.

 

본관 옆 철도공원에서는 미니어쳐 철도를 직접 운행할 수 있다. 소닉, 유후인노모리 등 큐슈 대표 열차들의 미니버젼이 작은 선로를 따라 느린 걸음이다. 아이들이 아니면 이용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아이들보다 성인들이 더 많다. 좁은 공간에 웅크려서 운전 중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니 일본은 진정 철도덕후왕국답다란 생각이 든다.  

 

     info  요금 | 성인 300円, 중학생 이하 150円       영업시간 | 09:00~17:00 매월 2째주 수요일 휴무       홈페이지 | www.k-rhm.jp

 

 

 

 

 


 

 여행키워드 | 기차여행, 레트로 미관지구 산책

 

 
홈페이지 | www.mojiko.info

 

 교통

기차 - JR코쿠라역(JR小倉駅)에서 JR모지코(JR門司港)행 기차탑승. 15분 소요

 

 여행코스 | 동선을 고려해서 발길 닿는대로 산책을 즐기면 된다. 산책시간은 약 3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입장료를 지불할 만한 곳은 큐슈철도박물관과 메트로전망대뿐..나머지 스팟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자.  

 

여행팁

- 키타큐슈 웰컴카드가 있으면 모지코 관광지는 대부분 20% 할인된다.

- 모지코는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 오전에는 코쿠라나 시모노세키 등 주변지역을 여행 후 오후부터 모지코 레트로지구를 탐닉하자. 그리고 밤이 되면 메트로 전망대의 로맨틱한 야경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숙소

- 키타큐슈는 큐슈지역에서도 호텔비가 저렴하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모지코의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저렴함을 원한다면 모지코에서 코쿠라 가는 길에 위치한 선스카이호텔을 추천한다. 호텔에 한국인 직원은 없지만 한국인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호텔 전망 레스토랑 티아는 유기농 뷔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관련링크 : http://ponds.tistory.com/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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