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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 ■■■/중국 소도시의 로망

[중국 내몽고 후룬베이얼] 국경의 끝, 러시아풍 도시, 만저우리 满洲里 /하늘연못의 중국 소도시여행기

 

 

 

 

 

 

어얼구나에서 만저우리까지 이어지는 중-러국경을 따라 버스는 하염없이 달렸다. 후룬베이얼초원은 26만 평방키로미터로 한반도보다 면적이 넓다. 3일 내내 바라본 익숙한 풍경에 간절한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여정만큼은 유독 창 밖 풍경이 끊임없이 내 마음을 훔친다. 국경의 초원은 그야말로 '비경'이었다.

 

 

 

 

 

호수는 하늘을 담고, 하늘은 호수를 닮았다. 

 

 

 

 

 

3시간 넘게 펼쳐진 대초원의 평온함. 그 앞에 국경은 사람이 그어 놓은 하나의 선 일뿐... 하지만 그 선이 내게는 갈 수 없는 높은 장벽이기도 하다.

 

 

 

 

 

초원 위로 드.디.어 도시의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난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존재가 반가웠다. 간만에 마주한 도시는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신도시처럼 깔끔한 자태에 제법 웅장한 규모다. 국경도시로서의 많은 물자교류와 풍부한 광물자원의 혜택으로 만저우리 주변은 신도시가 건설중이었다. 대초원의 신도시라.....색다른 매력이 있다.... 

 

 

 

 

 

한 편에는 커다란 사찰이 있다. 내몽고지역은 티벳처럼 라마교를 믿는다. 예로부터 만주족이나 몽골족 등 북방민족들은 주변 지역의 우수한 문화를 흡수했는데, 문화적으론 한족 문화를, 종교적으론 장족의 라마교를 흡수했다.

 

 

 

 

 

마치 이슬람 사원처럼 생긴 저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키장이라고 한다. 초원위에 실내스키장이 있는 것만 봐도 이 지역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풍요로운지 알 수 있다.

 

 

 

 

 

만저우리의 입구에는 초원 위의 거대한 풍차들이 느긋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버스가 본격적인 도심에 들어서자 중국과 러시아가 융화된 이색적인 경관이 펼쳐졌다. 한문과 중국인들만 없다면 오히려 러시아의 정서가 더 강하게 풍겼다. 인근 러시아풍 도시인 어얼구나와 달리 만저우리는 국경도시 특유의 강렬한 생동감이 넘쳐났다. 그래서 아기자기한 느낌의 동화감성이 풍긴다. 시내에는 한족은 물론 몽골족, 만주족, 회족, 러시아족 등 다양한 민족들이 어우러져 있다보니 국제도시의 면모도 갖추고 있었다.

 

 

 

 

 

만저우리는 국경도시답게 중국의 그 어떤 도시보다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특히 러시아인, 몽골인들의 민간교류도 많다보니 대형호텔과 상점, 레스토랑이 많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래서 중국어는 물론 몽골어, 러시아어 표기가 많다. 일반적으로 중국 소수민족구역의 간판은 법적으로 중국어를 가운데 가장 크게 쓰고 소수민족문자들를 작게 표기한다. 하지만 이곳의 많은 간판들이 러시아어를 중심에 놓고 가장 크게 표기했다. 러시아어 주요표기 간판들은 대부분 러시아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상점이다.

 

 

 

 

 

만저우리는 네모반듯하게 거리가 단정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광장이 참 많다. 그래서 고층건물숲속에서도 숨통이 트인다. 현재 도심 곳곳이 공사중이며, 외곽으로 대형쇼핑몰과 호텔들이 거대한 규모로 건설중이다.

 

 

 

 

 

만저우리의 중심번화가는 형형색색으로 단장되었다. 코발트빛 고층건물들과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니 비록 도시지만 그 자태가 예뻤다.

 

 

 

 

 

도심과 중-러국경 사이에는 현재 신도시가 꿈틀거리며 개발중이다. 넓은 초원위로 독특한 감성을 지닌 거대한 건축물들이 호텔과 대형엔터테인먼트몰로 입정예정중이다. 

 

세계 어딜 가나 국경도시에는 돈이 흐른다. 목재 등 중-러 교역의 60%이상이 이 도시를 거친다. 활발한 무역과 풍부한 천연광물자원은 만저우리를 부자도시로 만들고 있었다. 현재 중국 내륙 국경도시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마뜨료쉬까 광장 套娃廣場       국경의 직전, 러시아와의 우호를 위해 만든 거대한 마뜨료쉬까 Matryoshka 광장이 나온다. 마뜨료쉬까는 러시아전통인형으로 인형을 분리하면 그 안에 작은 인형이 있고, 그 작은 인형을 분리하면 더 작은 인형이 나오는 게 특색이다. 이곳 인형들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전통 복장과 세계의 위인들을 콘셉트로 제작되었다. 광장 중심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중국 전통 스타일 마뜨료쉬까가 있다. 

 

광장 맞은 편 파란색의 러시아 정교회가 수많은 마뜨료쉬카들과 함께 동화감성을 자극한다.

 

 

 

 

 

국문 國門       중국-러시아의 국경. 만저우리 시내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다. 입장료는 50元이지만 외국인은 입장금지다. (다행히 나는 기자들과 함께 와서 특별히 입장할 수 있었다. 어차피 밖에서도 내부가 보이니 입장을 못해도 아쉽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돈 내고 입장하면 화날지도...)

 

내부에는 비행기, 기차 등 양국을 오가던 역사적인 운송수단들이 전시되어 있다. 양국 전통 민예품을 판매하는 국경상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러시아 입국목적이 아니라 그냥 이곳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엄청 많다.

 

큰 볼거리는 없었지만 처음으로 러시아 인근에 왔다는 것만으로 의미있었다. 난 동남아보다는 북반구를 사랑하는 겨울여행자다. 그래서 북유럽과 러시아를 항상 동경해왔다. 러시아를 목전에 두고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야 하다니.... 비애가 느껴진다.

 

 

 

 

 

본 여행기는 한국중국여행사&레드팡닷컴의 팸투어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레드팡닷컴&고딱지 www.redp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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