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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특집] 매혹적인 기차여행

[한국 간이역] 추억의 중앙선 간이역 ② 만종역, 동화역, 간현역(원주레일파크), 판대역 / 하늘연못의 간이역 여행


중앙선은 경춘선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추억과 낭만의 철도다. 세월이 느릿느릿 구불구불 올라가듯 템포에 맞추어 기차는 강원도를 향해 달렸고, 느린 추억도 함께 했다. 중앙선의 추억이 더욱 간절해지는 이유를 찾는다면 강원도행 고속철도의 등장일 것이다. 어느 순간 나 조차도 무궁화호가 아닌 KTX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과학의 발달과 추억의 미학은 반비례라지만, 편리함을 갈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욕구인가보다. 중앙선은 점점 추억의 프레음으로 남아가는 느낌이 든다. 


원주는 중앙선의 거점 도시답게 간이역이 많은 편이다. 국내 많은 간이역들이 폐역되어 방치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원주 간이역들은 다양하게 활용중이다. 반곡역과 동화역은 현재까지도 기차역의 기능을 수행하며, 동시에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관광지 역할에도 충실하고 있다. 만종역은 KTX역으로 신역사가 건립되었다. 중앙선 복선화로 더 이상 철도가 다니지 않는 간현역~판대역 구간은 원주레일파크가 재탄생되었다. 원주는 간이역 재활용의 좋은 본보기라 생각했다. 







대부분 간이역은 교통접근성이 무척 안 좋은데 반해, 원주 간이역들은 현재도 기차가 운행하거나 시티투어버스가 다니고 있어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만종역은 본래 폐역이었다가 원주 유일 KTX역인 강릉선 만종역이 신설되면서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다. 폐 만종역은 KTX만종역의 철로 끝자락에 위치했다. KTX만종역에서 걸어갈 거리지만, 가는 길이 험하고 막상 가더라도 이렇다할 뭔가가 아직은 없으니, 간이역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찾아갈 곳은 아니다. 마냥 방치된 채 두기에는 아쉬움이 들지만, 주변 분위기도 휑~~하여 역사 재활용은 독특한 아이디어가 아닌 이상 쉽지 않을 것 같다.






비록 폐역일지언정 간이역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는 청소상태.






예로부터 건물은 역세권이 최고라고 했거늘.... 먼 옛날 역세권 30초의 도도함은 어디에 가고.... 역전 분위기는 공기만이 가득한 것인가!!!









텅 빈 감성인 만종역과 달리 동화역에서 봄날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그래서 동화역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마 반곡역과 함께 원주 간이역의 얼굴담당이 아닐까? (동화역은 사진빨이 잘 안먹는 역인듯...) 중앙선 복선화 사업으로 입지 위치에 밀린 간현역이 폐역되자, 동화역이 주변 간이역 여객업무를 모두 담당하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하루 왕복 총 12편 무궁화호가 정차한다.






역전 버스정거장도 매력있눼~~~






시골 가정집의 정서가 느껴지는 역 내부. 책도 읽고 가라며 소박한 도서관도 꾸며놓은 역장님의 센스. 동화역 앞 마당에 꽃들도 심어 놓은 등 역장님이 근무하는 간이역이 아니라 역장님의 애정어린 시골 가정집 같은 느낌이 든다.






플랫폼은 기차가 오고 나갈 때만 개방한다. 






많은 간이역들이 뒷 자태보다 앞 자태가 더 아름답더만, 동화역은 뒷 자태가 더 예쁘다. 이곳에서는 차도남의 마음마저도 아련히 녹일 기세다. 






동화역과 오래도록 동거동락한 소나무는 이젠 역의 수호신이다. 소나무를 바라보았을 때, 어르신들이 해준 말씀이 비로소 다가왔다.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그라이~" 

지금 나는 소나무 같은 사람인가? 절레절레...... 나 같은 소인은 언제나 소나무에 기대고 싶다. 그냥 소원이 있다면 아내가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아...나 이기적일세~)  









간현역을 만나기 직전, 원주레일파크라는 푯말을 마주했다. 2011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기차는 정자하지 않지만 레일파크로 재단장하는 원주시의 센스에 박수 짝짝짝 쳐주었다. 한편 주변에 산과 밭으로 가득한 동화역과 달리 간현역은 인근에 간현국민관광지라는 유원지 덕분에 깔끔한 상점가들이 형성되어 있어, 다른 폐역과 달리 활기가 느껴졌다.






빨간 벽돌의 소박한 간이역은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간이역 시절보다 지금이 더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① 역사는 기차역 매표소가 아닌 레일바이크 매표소로 활용중이다.

② 하루에 동절기는 4회, 하절기에는 총 6회 레일바이크를 운영한다. 총 소요시간은 1시간 (풍경열차 20분 + 레일바이크 40분)

③ 레일파크지도 - 간현역~판대역 사이 간현국민관광지를 포함하고 있다.

④ 폐역 당시 기차시간표를 그대로 보존해서 역사성을 잊지 않고 있다.






역 앞에는 편의점 겸 카페도 있고....






인근에 소문난 간현유원지가 있다보니 원주시에서 공을 들여 상점가도 이쁘게 재단장했다. 






탑승대기장소.... 이곳 상점들도 레일파크와 어울리게 약간의 리모델링이 필요하지 않을까?






원주레일바이크는 레일바이크로 전 구간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간현역에서 (임시)판대역까지의 약간의 오르막 구간을 풍경열차 타고 20여 분 올라간다. 이후 (임시)판대역에서 간현역의 완만한 내리막(?)을 레일바이크로 달린다. 과거 레일바이크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종아리 근육통 유발 다리 노가다 + 탑승 후 유발하는 각종 다양한 몸냄새들)이 있다면 원주레일바이크는 참 배려 깊고 친절하다. (참고로 이 포스팅에서 필자는 레일바이크를 타지 않았다. 혼밥보다 더 무서운게 혼렐바이크다. 참고로 필자는 에버랜드와 캐러비안베이도 혼자 종종 갔던 전적이 있다.)






진짜 폐 판대역 약 100m전 임시(?) 판대역에서 풍경열차와 레일바이크는 환승을 준비한다. 오리지날 폐 판대역은 약 100m 앞 산 속 언덕에 폐가처럼 방치되어 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의아했다. 판대역은 원주와 양평의 경계지만, 엄밀히 주소지가 양평이라서 원주 양평간 협의에 실패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판대역 주변 땅 소유권 분쟁 탓에 그렇다고 한다.

 








판대역 어디에 숨어있니?






시골에 방치되어 버려진 자 판대같은 느낌이 들었다. 들어가는 길목조차 잡초와 나무로 우거져서 길 조차 사라진 상태!!! 역 주변으로 관람조차 어려울 만큼 완전히 방치되었다. 왠지 귀신나타날 듯??? 






하지만 판대역 주변 풍광은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판대역의 빈자리는 길 건너편 삼산역이 대신하고 있다. 강을 두고 두 역사의 운명이 상이하게 엇갈린다. 






줄줄이 지나가는 비엔나소세지를 바라보며 이제 역과 작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