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독립과 스페인의 흔적을 찾아
『 필리핀 마닐라│필리핀독립과 스페인의 흔적을 찾아.... 』
산아구스틴교회 * 리잘공원
[ diary 1] 필리핀의 하늘
오늘 하늘이 소박한 미소를 짖는다. 한결구름도 바람에 살랑이며 청명한 빛을 유지한다.
하늘에서 보니 필리핀대지의 녹색 푸르름이 느껴진다. 참 마음이 편해진다.
편하게 다가온 필리핀, 여느 나라처럼 필리핀도 과거 역경의 세월을 이겨냈다.
역경속에 필리핀과 스페인은 뗄 수 없는 인연이 되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 마닐라에서 필리핀과 스페인을 만나본다.
[ diary 2] 필리핀속 스페인, 인트라무로스INTRAMUROS
우리를 태운 버스는 마닐라베이앞에서 내려주며 약 1시간의 자유시간을 선사해준다.
마닐라베이의 석양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고 했다. 내심 속으로 서울사람들의 마음에 한강이 있듯, 마닐라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마닐라베이가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다위에 둥실몽실 떠다니는 쓰레기들은 형용할 수 없는 실망감을 주어버렸다. -_-;;;;
남은 시간은 약 40여분..... 마닐라에서 가장 가고 싶어했던 스페인의 정서가 남아있는 인트라무로스로 향한다.
인트라무로스는 16세기말 스페인식민정부시절, 4.5Km의 거대한 성벽으로 외부와 차단되어 스페인지배계급만 거주할 수 있는 특권지역이였다. 전성기때는 아시아에서 하나뿐인 위대한 스페인도시라는 이미지를 주었을 만큼 거대했다고 한다.
막강했던 이 곳도 전쟁앞에선 속수무책이였다. 2차세계대전은 아시아의 스페인도시를 파괴시켜버렸다. 현재는 당시의 위용을 갸늠할 수 있는 성벽과 몇몇 교회들과 요새만이 옛 과거를 느끼게 해준다.
산아쿠스틴교회San Augustin Church는 1571년 건축되어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바로크양식의 교회이다.
18세기에 만들어진 파이프 오르간을 비롯해서 스페인시대의 예술품들과 서적들을 폭넓게 소장하고 있다.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역경속에서도 파괴되지 않아서일까? 이 곳은 마닐라사람들에게 결혼식장으로 사랑받는 곳이 되었다. 내가 찾았을 때,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는 중이라서 참여자외에 외부인은 제한된 입장만 가능했다.
하지만, 교회의 웅장한 규모에 걸맞게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소리는 한동안 날 이 곳을 떠날 수 없게 했다. 덕분에 인근에 위치한 산티아고요새는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짧은 시간동안 인트라무로스를 여행시켜준 마차가이드...
금전적 여유가 있고, 바가지에 인색하지 않다면 마차가이드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그들의 친절함은 은근슬쩍 돈을 요구해서 마음이 심히 부담스러웠다.
[ diary 3] 필리핀독립의 아버지, 호세리잘박사와 리잘공원 Rizal Park
리잘파크는 필리핀 독립영웅인 호세 리잘(Jose Rizal, 1861-1896)박사를 추모하기 위한 곳이다.
호세리잘박사는 필리핀 부유층 집안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스페인에서 철학, 문학, 의학을 공부했다. 그는 스페인식민정부에 의해 필리피노들인 탄압받는다는 것을 알고, 귀국 후, "La Liga Filipina"(필리핀 민족동맹)이라는 사회단체를 만들어, 각종 연설과 미디어를 통해 스페인식민정부를 상대로 민족주의 비폭력저항운동을 하다가 산티에고요새의 투옥된다.
이후, 민다나오섬 다피탄이라는 외지로 유배당하는데, 이 일은 필리핀민족의식을 점화를 시키는 계기가 된다.
호세 리잘의 사상에 깊이 감명을 받은 필리피노들은 "Katipunan" (까띠푸난)이라는 무장혁명단체를 조직 후, 까띠푸난 혁명사건을 일으킨다. 스페인식민정부는 까띠푸난 혁명사건의 배후로 단체와 아무런 연관이 없던 호세리잘박사를 지목한다.
그리고, 스페인식민정부는 1896년 12월 30일.. 호세리살박사를 현 리잘파크지역에서 총살한다.
현재 호세리잘박사 동상아래 시신이 안치되어 있으며, 그리고 기념비 한편으로 리잘의 처형장과 화강암으로 그의 마지막 작품인 "나의 마지막 인사"가 새겨져있다.
그는 총살당하기 전, Mi Ultimo adios(내 마지막 인사)을 기필했다.
이 작품은 필리핀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당대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 호세리잘 <Mi Ultimo adios> 내 마지막 인사 -
안녕 내 사랑하는 조국이여 !
태양이 감싸주는 동방의 진주여 잃어버린 에덴이여!!
나의 슬프고 눈물진 이 생명을 너를 위해 바치리니
이제 내 생명이 더 밝아지고 새로워지리니
나의 생명 마지막 순간까지 너 위해 즐겁게 바치리
형제들이여, 그대는 한 올의 괴로움도 망설임도 없이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아낌없이 생명을 바쳤구나
월계수 백화꽃 덮인 전나무관이거나 교수대거나 황량한 들판인들
조국과 고향을 위해 생명을 던졌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랴
어두운 밤 지나고, 동녘에서 붉은 해 떠오를 때
그 여명 속에 나는 이 생명 마치리라
그 새벽 희미한 어둠 속 작은 불빛이라도 있어야 한다면
나의 피를 흩뿌려 어둔 새벽 더욱 밝히리라
나의 어린 시절이나 젊은 혈기 넘치는 지금이나
나의 소망 오직 동방의 진주 너를 흠모하는 것
검고 눈물 걷힌 너의 눈 한 점 꾸밈도 부끄럼도 없는 티없이 맑고 부드러운 눈
동방의 진주 너를 바라보는 것이었노라
이제 나는 너를 떠나야 하는구나, 모든 즐거움과 절실한 열망을 버리고아 너를 위해 가슴 속에서 우러나 만세 만세를 부르노라
우리에게 돌아올 최후의 승리를 위해 나의 죽음은 값지리니
네게 생명을 이어주기 위해 조국의 하늘 아래 숨거두어
신비로운 대지에 영원히 잠들리니 아 행복하여라
먼 훗날 잡초 무성한 내 무덤 위에 애처로운 꽃 한 송이 피었거든 내 영혼에 입맞추듯 입맞추어다오
그러면 차가운 무덤 속 나의 눈썹 사이에 너의 따스한 입술과 부드러운 숨소리 느끼게 되리니
부드러운 달빛과 따스한 햇빛으로 나를 비쳐다오
내 무덤가에 시원한 솔바람 불게 하고 따스하게 밝아오는 새 빛을 보내다오
작은 새 한 마리가 내 무덤 십자가에 날아와 앉으면
내 영혼 위해 평화의 노래를 부르게 해다오
불타는 태양으로 빗방울 증발시켜 나의 함성과 함께 하늘로 돌아가게 해다오
너무 이른 내 죽음을 슬퍼해다오
어느 한가한 오후 저 먼 저승의 나 위해 기도해다오
아 나의 조국, 내 편히 하늘나라에 쉬도록 기도해다오
불행히 죽어간 형제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견디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죽어간 이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고난 속에 눈물짓는 어머니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감옥에서 고문으로 뒹구는 형제들 남편 잃은 여인들과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다오
……
내 무덤가 십자가 비석도 잊혀져 가면 삽으로 밭을 일궈
내 무덤에서 시신의 재를 거두어 조국 온 땅에 골고루 뿌려다오
내 영원히 사랑하고 그리운 나라, 필리핀이여
나의 마지막 작별의 말을 들어다오.
그대들 모두 두고 나 이제 형장으로 가노라
내 부모, 사랑하던 이들이여
저기 노예도 수탈도 억압도
사형과 처형도 없는 곳
누구도 나의 믿음과 사랑을 사멸할 수 없는 곳
하늘나라로 나는 가노라
잘있거라, 서러움 남아 있는 나의 조국이여, 사랑하는 여인이여, 어릴 적 친구들이여
이 괴로운 삶에서 벗어나는 안식에 감사하노라. 잘있거라
내게 다정했던 나그네여, 즐거움 함께했던 친구들이여, 잘있거라 내 사랑하는 아들이여
아 죽음은 곧 안식이니……
좋은 여행기회를 주신 KODAQ, YAHOO KOREA, 필리핀관광청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