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여행하다보면 빠르고 편안한 비행기가 장땡이지만 가끔씩은 저렴한 가격과 급한 비자발급(선상비자) 때문에 훼리를 종종 이용하곤 했다. 바다뱃길의 지루함은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 하지만 내 팔자에 바다가 끼었는지 2년에 한번 꼴로는 해외여행시 배를 이용한다.
몇 년전만해도 중국행 항공권이 비쌌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선상비자를 발급해주는 한중훼리는 여행자들에게 대인기였다. 하지만 도도하던 항공권의 가격은 추락했고 동시에 가격이 미녀였던 훼리는 점차 매력을 잃어 갔다.
중국여행동호회에서 훼리에 관한 글들이 점차 사라지나 싶더니만 최근 산동반도의 다양한 여행인프라와 결부한 한중훼리여행상품이 노팁, 노쇼핑에다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객들을 유혹중이다. 물류운송과 소상인들을 위한 '무역선박'은 '관광여객선'으로 변신중이었다. 하지만 고정이용이 높은 무역상인들과 한철장사인 관광객들을 동시에 잡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딜레마는 크루즈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든 것 같다.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은 항운해사별로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나뉘어 있다. 한중훼리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서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제여객터미널을 조성중이다.
양 터미널은 차량으로 10분 거리지만 상습정체구역이라 실질적으로 25분 정도 소요되었다.
제2국제터미널은 'ㄱ'자형의 소박한 규모다.
출항시간에 맞추어 출국게이트를 개방한다. 간단한 출국심사를 마치면 면세점이 기다리고 있다.
터미널과 훼리는 전용버스로 이동한다.
◎ 홈페이지 | www.icferry.or.kr
◎ 주의사항 |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제2국제여객터미널이 따로 떨어져 있다.
위동훼리의 인천-청도를 운항하는 New Golden Bridge 5호는 국내 최대규모의 여객선이다. 110V 전원과 다다미룸은 이 배가 일본에서 만들어졌음을 알려준다. 아직 국내에는 대형여객선을 주조할 최신 기술이 없다고 한다. 물론 일본을 왕복하는 부관훼리의 성희호가 국내기술로 제작되었지만 파도가 심할 경우 충격을 흡수하는 기술이 국내에는 아직 없다고 한다.
동네버스를 타도 종종 멀미하는 연약한 뇌를 소유했기에 멀미약을 덥죽 먹었다. 이 배에서 멀미할 정도면 다른 배를 타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선장님의 말씀처럼 큰 규모와 흔들림 방지장치로 인해 국내에 운항중인 배중에서는 가장 멀미 없는 여객선이다.
과거 위해를 운항하는 뉴 골든 브릿지 2호를 탑승했을 때는 파도가 높지 않아 승선한 느낌조차 없었거늘, 이번에는 바다의 미친 분노가 배를 들었다가 놓기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파도가 4m였고, 바닷물이 사진 속의 높은 갑판까지 튈 정도였다. 만약 이 배가 아닌 다른 배를 탔다면 난 중국 칭다오가 아닌 극락왕생의 길을 갔을 것이다.
● 웬만하면 왕복운임 4만원 추가해서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길 권장한다.
개인적으로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했는데 16시간이 지루해서 그랬지 객실은 편했다. 3~4명의 소그룹이 사용한다면 MT온 분위기도 나고 재밌을 것 같다.
● 운영시간 | 남자 18:30~20:00 여자 20:30~22:30
한국인과 중국인의 입맛이 다르기에 반찬이 달리 나온다. 관광객들의 쾌적한 식사를 위해 상인들과 식사시간대를 구분해놓는 센스도 발휘해주셨다. 한번은 중국상인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중국인들은 역시 목소리에 있어선 대인배였다. 락커들만 탔나 ㅡ.ㅡ;;;;
어젯밤 성난 파도탓에 깊은 잠에 빠져들진 못했지만 아침의 잔잔한 바다는 상쾌했다. 그리고 갑판에 섰을 때, 청도가 양팔을 벌리고 날 환영하고 있었다. 우리 10년만의 재회지??
10년만의 재회지만 여전히 청도는 거칠었다. 항구인근에 해군부대도 있고 말야.....
◎ 홈페이지 | www.weidong.com
◎ 참고사항
- 일본에서 제작된 여객선이라서 110V를 쓴다. → 전환플로그 필요
- 16시간은 자칫하면 지루한 시간이 될 수 있으니, 시간을 떼울만한 영화, 책 등은 필수!!!
- 아침이 되면 화장실이 매우 부족하다.
- 배내부물가가 매우 착하다.
- 여행박사에서 구매하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 이용
⑴ 직장인들처럼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 훼리는 적합하지 않다. 인천에서 청도로 갈때는 저녁출발 아침도착이라 시간낭비가 거의 없지만, 청도에서 인천으로 올 때 청도항에 낮 2시 반까지 도착해야 하는 관계로 시간낭비가 있다.
⑵ 다인실 이코노미클래스는 저렴해도 상인들과 함께 해야하므로 많이 불편하다. 약간의 금액을 더 주더라도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2인실 로얄클래스를 이용할 생각이면 차라리 비행기를 타라.
◎ 결론
지정학적인 특성상 섬과 같은 우리나라는 크루즈인프라가 아직은 미흡하다. 현재 한중여객선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과 선상비자뿐이다. 이동만이 목적이라면 시간이 제한적인 직장인들에게 있어 적합치 않다. 직장인인 나 역시도 돈보다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고급스러운 시설, 맛나는 음식, 카지노, 파티 등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등 크루즈 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위동훼리는 크루즈자체를 즐기기보다 이동이 목적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관광여객선과 소상인무역선이 공존하는 애매한 입장이지만 중국인들의 소득증가와 중국 산동반도와 인천 등 수도권 관광인프라가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니, 머지 않은 미래에 황해바다를 위동호화여객선이 누리지 않을까란 기대를 살며시 걸어본다.
칭다오항 여객터미널은 청도역에서 차량 10분, 시정부(54광장)에서 약 20분 거리로 시내에서 가깝다.
◎ 버스 | 길건너편 버스정거장에서 8번 버스(1元)를 탑승 후 청도역 하차. 일단 청도역으로 간 후 목적지행 버스 탑승.
◎ 택시 | 구시가지는 약 15元, 신시가지는 약 25元 정도다. 터미널호객택시는 바가지가능성이 높으니 거리로 나와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는 것이 좋다. 그리고 탑승 후에는 꼭 미터기를 작동해달라고 한다.
출국시에는 1~3번 창구에서 티켓팅을 완료 후 6번 창구에서 항만세(30元)지불 후 출국심사를 받으면 된다. 주의할 점은 늦게 오면 엄청난 인파의 중국보따리상들과 함께 수속을 밟는 관계로 시간이 매우 지체된다. 그러니 늦어도 출발 4시간 전에는 출국심사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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