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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소도시 여행 ■■■/독일

[독일 바이에른] 히틀러가 사랑한 군사도시의 로맨틱한 변신. 뉘른베르크 NÜRNBERG /하늘연못

 

신성로마제국시절에 작은 보석상자라고 불렸던 뉘른베르크는 단아한 아름다움에 히틀러마저 사로잡았다. 독일 제3 제국(Dritten Reich)의 총통이 된 히틀러는 3차례에 걸친 전당대회를 수도 베를린이 아닌 뉘른베르크에서 개최했다. 또한 유태인학살법령인 뉘른베르크법령, 군사무기 공장건립 등 전쟁계획도 이곳에서 구체화되었다. 하지만 히틀러의 지나친 애정은 도시를 파멸로 몰고 갔다. 2차 세계대전 연합군은 아름다웠던 중세도시의 90%이상 파괴해버렸다. 그래서 뉘른베르크는 나치의 영광과 파멸의 무대였다.

 

 

 

 

카이저부르크의 성벽에서 도시를 바라보았을 때, 뉘른베르크에는 가을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전쟁으로 파괴되었던 도시는 어두움을 벗고 모두 가을의 색채로 채색되어 있었다. 중세 성곽마을의 모습도, 현대적인 모습도 조화롭다. 현재 상공업화 재기에도 성공해 뮌헨에 이어 바이에른주 제 2의 도시로 성장했다. 비록 나치와 히틀러가 변모시킨 전쟁도시였지만, 현재는 다시 과거처럼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는 로맨틱한 도시다.

 

 

 

 

 

 

 

 

뉘른베르크 중앙역 Nürnberg HBF       1시간 가량 바이에른주의 느긋한 풍경에 취해있던 나는 뉘른베르크에 내렸다. 기차역으로 나오던 순간 화려한 궁전을 연상케 하는 외모를 지닌 기차역을 보고 탄성을 자아낸다. 기차에 대한 독일만의 마에스터 정신을 느껴졌달까? 뉘른베르크역은 독일 철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835년 독일 최초로 당시 바이에른 왕국이었던 뉘른베르크~퓌르트간 철도가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앙역 인근에 독일 철도박물관(DB Museum)이 있다.

 

 

 

 

 

독일 철도박물관 Museum       뉘른베르크 중앙역의 철로와 이어지는 고풍스러운 건물에는 독일 철도의 역사가 집대성되어있다. 개인적으로 철도에 대한 애증이 있었고, 유럽 철도중에서는 독일과 스위스 철도를 좋아했기에 집중도 높은 관람을 시작했다.

 

일반 철도박물관과 비슷한 역사와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역사관에 비해 섬세하고 깔끔하게 보존된 자료들이 시선을 끈다. 독일 최초의 열차를 비롯해서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2세의 전용열차도 전시되어 있다. 루트비히 2세는 노이슈반슈타인과 헤렌킴제성 등 바이에른주의 명성을 건축한 몽상가 왕으로 예술, 문화에 관심이 매우 높았다. 그가 건축한 궁전처럼 전용열차 역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전용열차는 세월의 흔적을 느끼기 힘들 만큼 화려하고 깨끗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그래서 전시 공간 마저도 본의 아니게 섬세한 품격이 살아있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전쟁, 나치 히틀러의 등장, 세계대전 등 지속적인 전쟁으로 인해 철도도 전쟁의 수단으로 변모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독일 역사와 함께 장단맞춰 온 철도를 짧은 시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 외 오래전에 쓰던 포스터, 의류, 차표 등을 비롯한 철도골동품들과 파노라마와 철도체험 등은 다른 나라의 철도박물관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유럽 철도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만족도 높은 관람이었다.

 

     info  홈페이지 | www.dbmuseum.de      입장료 | 5€ (유레일패스 소지 또는 학생 할인)

 

 

 

 

 

오페라하우스 Opernhaus       바이에른왕국의 루트비히2세의 절친이였던 바그너가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개관기념공연으로 열렸던 곳이다. 본래 독일 최대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이자 독일 예술의 산실이었지만, 이데올로기는 예술의 전당을 군사의 전당으로 바꾸었다. 나치시절에는 집회 장소로 (히틀러가 바그너의 광팬이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2차 세계대전후 에는 전범재판소로 활용되다가 1956년부터 현재와 같은 오페라하우스가 되었다. 사진에서는 느낌이 오지 않지만 실제로 보면 육중한 멋이 살아있었다.

 

 

 

 

 

게르만 국립 박물관 Germanisches National museum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약 1,300만점의 전시품이 있는 독일 최대 규모의 게르만문화예술박물관이다. 최대 규모보다 주목해야할 것은 박물관 바로 앞에 박혀진 29개의 기둥이다. 이 기둥은 과거 나치의 만행을 사과하며 인권선언문을 전 세계 29개국의 언어로 번역해놓았다. 

 

 

 

 

 

구시가지는 성벽으로 완벽하게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구시가지 중심으로 향하는 길은 전쟁으로 망가져버린 영광 위로 또 다른 미래와 새로운 과거가 탄생하고 있었다. 뉘른베르크는 도시 전체가 어디에서도 '전쟁'의 상흔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감성들로 가득했다.

 

 

 

 

 

 

 

 

 

페그니츠강(Pegnitz)을 가로지르는 막스다리(사진 왼편 돌다리)와 행커스테크(사진 오른편 목조다리)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은 마치 미술관에서 보던 평온한 느낌이 감도는 수채화였다. 사진 속 목조 가옥들은 현재 대학교 기숙사로 쓰이고 있지만 14세기에 나병환자수용소와 와인창고였다고 한다. 

 

행커스테크 Henkersteg (첫번째 사진)는 14세기 지어진 목조다리로 '사형집행인의 작은 다리'란 암울한 의미다. 중세시절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의 마지막 모습을 시민들이 보지 못하게 별도의 다리를 만든 것이 유래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연인들의 키스장소로 인기 높다고 한다. (이런 몹쓸 다리~~)

 

 

 

 

 

장크트 제발두스 교회 St.Sebaldus Kirche       성인으로 추앙된 수도사 제발두스가 건립한 예배당으로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다. 바이에른주는 마틴 루터의 주활동지였던 탓인지 성당보다는 유독 교회가 많다. 뉘른베르크는 역시 교회가 유독 많다.


 

 

 

 

다양한 색채의 단풍으로 채색된 듯... 구시가지는 가을의 색채를 은은하게 풍긴다. 가옥들을 바라보니 같은 색상이어도 참 다양한 느낌을 간직하고 있음을 느낀다. 하나하나의 객체가 뉘른베르크를 통일감있게 구성한다. 그 매력 때문에 소도시(?) 산책에 점점 더 집중하며 걷는다. 

 

 

 

 

 

티어게르트너 광장


 

 

 

 

티어게르트너 광장에는 뉘른베르크출신의 독일미술계의 거장 알브레히트 뒤러 (Albrecht-Düre, 1471~1528)의 집 Dürhaus이 있다. 그는 이탈리아여행을 통해 습득한 이탈리아 르네상스양식의 원근법과 인체비례양식을 독일 전통 미술에 접목시켰다. 그의 새로운 시도는 중세미술에만 정체되어있던 독일 미술계에 '독일 르네상스 양식'이라는 새로운 화풍을 일으켰다. 그 양식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와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것이었다. 이 곳은 그가 생활하던 공간으로 그가 사용하던 물품들과 함께 합법 복제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카이저부르크 Kaiserburg       구시가지의 끝자락에 소박한 고성이 있다. 황제가 아래 언급할 중앙광장의 성모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방문했을 때 머물던 고성이다. 황제를 비롯한 호위 기사들이 사용하던 방이 있고, 신앙심이 투철했던 황제를 위해 별도의 예배당도 있다. 독특한 점은 현재 황제의 마구간을 유스호스텔로 개조해서 쓰고 있다는 것이다.

 

 

 

 

 

뉘른베르크는 크리스마스 씨즌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가 된다. 중앙광장에는 대형트리와 크리스마스 물품을 판매하는 노점상 그리고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축제는 마틴 루터에 의해 시작되었으니 그 역사도 깊다. 그래서일까?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 가장 명성있다.

 

그 외 씨즌에는 중앙광장에 아침시장이 들어선다. 과일, 생선, 빵 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신선함으로 주민들에게 판매된다. 이방인들에게는 노점상의 소소한 물건도 구경거리가 된다. 주시하며 걷다가 제법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있으면 맛도 본다. 샌드위치 하나를 산다. 그 자리에서 덥석 먹으며 광장을 돌아다니는 것도 소소한 소도시여행의 묘미다.

 

 

 

 

 

성모교회 Frauenkirche       소박한 규모의 교회지만 중앙광장의 터줏대감이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를 4세가 예배를 드리던 유서 깊은 교회다. 매일 12시가 되면 교회 정면 시계에서 카를 4세와 7명의 선제후들이 나와 빙빙 돌며 인사를 나눈다. 이런 풍경은 독일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독일 최초로 제작된 것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성로렌츠교회 St.Lorenz kirche       구시가지 중심에 웅장하고 화려한 고딕양식의 교회가 있다. 무려 200여년이 걸렸다는 건축기간이 놀랍다. 거대한 규모뿐만 아니라 정교하고 섬세한 조각들도 눈길을 끈다. 뉘른베르크 어디에서도 교회가 조망되어 여행자에게 이정표가 된다. 그러고보니 녹색지붕만 없다면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대성당과 매우 흡사하다.

 

 

 

 

 

뉘른베르크의 중심대로인 쾨니히거리 König Street는 백화점, 레스토랑, 호텔 등이 밀집된 뉘른베르크 최대의 쇼핑가!! 다른 독일 소도시에 비해 인파가 많은 걸 보아하니 뉘른베르크가 바이에른주 제2의 도시라는 것이 실감난다. 

 

건물들은 적갈색으로 채색되어 있어, 일체감이 느껴진다. 고풍스러운 거리에 현대적인 느낌이 녹아 스며든 듯 조화롭다. 자연스러운 세월의 조화가 골목골목에 가득한 것이 뉘른베르크 구시가지의 치명적인 매력 아닐까?

 

 

 

 

 

수공예인 광장 Handwerkerhof       기차역에서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중세시절 수공예인들의 목조마을이 당시 모습대로 복원되어 있다. 마치 어린 시절에 읽던 동화 속 무대의 엑스트라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어린 시절 내가 과연 동화를 읽었던 로맨티스트였던가??

 

 

 

 

 

가을로 채색되었던 도시와의 작별. 그리고 뉘른베르크역에서 다음 여행을 이어간다.

 

 

 

 

 

창밖으로 펼쳐진 평온한 풍경의 프레임에 매료된다. 살며시 눈을 감고 움직이는 동화를 바라본다. 정말 사랑스럽다. 이 평온함 그리고 햇살.... 쿨쿨~ 

 

 

 

본 포스팅은 코레일기자단 4기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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