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옵션, 노쇼핑을 추구하는 착한 중국여행의 선도자, 레드팡닷컴(www.redpang.com)과 함께 다녀온 3박 4일간의 수창현여행은 지리산 둘레길을 걷듯 자연 속에 자아가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수차례 중국여행에서 느꼈던 중국과는 다른 감성의 중국이 숨어 있었다. 대륙의 광활하고 거친 중국이 아닌 깨끗하고 순수한 위안을 준다. 중국대륙만의 강력한 비쥬얼 임팩트를 희망했다면 수창현 여행은 매력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정녹색자연에 묻혀 농민들의 삶에 동참하며 '힐링'이라는 단어에 갈증 난 여행자들에게 쑤창현은 상쾌한 대안이다.
수창현은 82%의 울창한 녹지를 가진 절강성의 산소탱크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선정한 맑은 공기의 표준치의 6배에 달하는 청정자연지구다. 이는 중국 전국적으로 13등에 해당할 만큼 맑다. 흐르는 물도 어찌나 깨끗한지 직접 음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청정 환경은 주민들에게 유기농 밥상을 제공했다. 중국에서 가장 깨끗한 식재료를 먹을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항저우에서 출발한 우리들은 버스로 3시간 30분을 달려 수창현의 거점도시인 쑤이창(遂昌)에 도착했다. 절강성이 중국 대표 공장지대라서 석탄 냄새가 베여있을꺼라는 예측했지만, 쑤이창의 공기는 맑고 순수했다. 그리고 도시미관이 다른 도시들과 달리 깨끗했다.
쑤이창 중앙광장 쑤이창은 깔끔하게 단장된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도심이 형성되었다. 광장주변으로는 카페, 레스토랑, 호텔 등 상업지구가 단정한 모습으로 밀집되어 있었다. 내 기억 속 중국 소도시들은 지저분한 시멘트 도시였다. 하지만 쑤이창은 도시 산책이 싱그러울 만큼 단정한 짜임새를 갖추었다. 도심 가운데 깨끗한 강까지 느린 걸음으로 흐르니 여긴 중국이 아닌 대만의 여느 온천마을에 온 것 같았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쑤이창에 대한 애착이 높았다. 그는 이곳에서 가장 맛있다는 커피를 사주며
"중국인들은 아침에 춤을 추죠~ 하지만 저희는 밤에도 춤을 춰요. 우리도 함께 춤을 춰볼까요?"
삼삼오오 시민들이 모여 흥겨운 율동에 맞춰 춤추며 즐거워한다. 그 모습은 마치 유럽에서 봐오던 흥겨운 마을 축제 같았다.
앉아서 커피를 음미하며 삶을 즐길 줄 아는 시민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여행 참 잘 왔구나...그리고 당신들의 마음만큼은 턱별시군요.'
그것은 나의 진심어린 존경심이었다. 비록 춤은 못 추지만, 발걸음의 율동 만큼은 그들의 리듬과 함께 했다.
인민공원 야경 ★ 달빛 아래 중국 댄서들을 뒤로 한 채 광장을 지나니 개울마저 율동에 춤춘다. 불빛들이 공원을 수려하게 수놓으며 자연스레 거대한 무대배경을 조성한다. 마치 이 모든 조화가 도시를 거대한 공연장으로 만든다.
몽리수향 마사지가게 신나게 도시를 걷다보니 고생한 발에 휴식을 주고 싶었다. 시민들에게 물어 찾은 곳은 수창 도심에선 유일한 마사지가게. 건물 한 층을 전부 사용할 만큼 거대한 규모에 인테리어도 세련된 편이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독점이다보니 비싼 가격에 발마사지가 아닌 발스킨쉽을 구사했다..간질간질... T_T;;;;
● 위치 광장 옆 재래시장 3층 | 가격 발마사지 70분 기준에 약 70元~, 전신마사지 1시간 기준에 약 100元~
야시장 밤이 되면 광장과 재래시장 사이에 야시장이 선다. 청정지역의 야시장은 확실히 다르다. 일단 깨끗하다. 그래서 야시장인데 재료에 대한 강한 믿음이 가는 이유는 왜일까?
중국 야시장의 상징인 양꼬치로 마사지의 비극을 달랜다. 양꼬치는 위구르족이 운영하는 것이 제 맛이다. 위구르 주인은 외국인이 처음인지 꼬치를 굽는 동안 혀 풀린 중국어로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지루했을 법한 시간이 동문서답으로 흥미롭다. 이제 먹어도 된다는 주인장의 마무리. 꼬치 한 입 스~~윽 빼먹는 순간!!! 양꼬치의 진한 향과 쫄깃한 식감이 띵호와~.
닭들의 이기적인 샤우팅에 눈이 떠진다. 범인을 찾기 위해 호텔 창문을 활짝 열었다. 광합성 놀이중인 도시를 바라보았다. 노후된 감이 있지만 더럽진 않았다. 그리고 그 노후됨은 오히려 짙은 세월이 느껴져 사랑스럽다. 그 자태는 중국보다 대만에 흡사했다. 아침 산책으로 즐긴 도보여행은 그 흡사함에 확신을 더했다. 대만이었다면 이 도시는 분명 온천향으로 개발되었을 것이다.
중앙광장 마치 축제의 무대였던 광장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다. 엇! 이건 중국답지 않다구~!!! 어제 밤처럼 많은 인파는 아니어도 중장년층들이 광장에서 춤과 무도를 즐긴다. 진정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스스로 각성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아침부터 나의 시야도 더불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으쌰으쌰~
아침시장 ★ 광장 바로 옆.. 사람들이 분주하다. 아침시장이 열렸다. 어떤 여행자들은 재래시장에서 인간 냄새를 맡지만 내 코는 고장 났다. 내게 중국 재래시장은 비호감의 결정체였다. 코끝을 쑤시는 시궁창 향신료 냄새와 기름 낀 더러움은 더티한 나 역시도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하지만 쑤이창 아침시장은 중국 재래시장계의 반전이었다. 냄새 No! 쓰레기 No!! 이토록 깨끗한 중국 재래시장이 있을까? 주제별로 가지런히 정돈된 상점들은 청정자연에서 생산된 야채, 고기들만 판매한다. 누가 보더라도 신선한 식감이다. 싸구려 저품질 중국산이라는 말은 적어도 쑤창현에선 예외라는 말씀~!!!!
▶ 도심을 관통하는 깨끗한 물이 도시의 모든 것을 정화한다. 빨래하는 아낙네들, 고기 잡는 이들 모두 다 세월을 정화한다. 그 풍광이 마냥 평화롭다. 그래서일까? 이미 몇몇 주변 마을은 온천향으로 개발중이다.
▶ 어젯밤 몽환세계를 연출했던 인민공원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 나간다. 높지 않은 착한 계단과 새들의 속삭임에 발걸음이 경쾌하다. 상쾌한 소도시의 시공간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아침 바람을 깊이 빨아들인다. 음퐈음퐈~
인민공원 人民公园 비록 작은 규모의 공원이지만 전통누각과 탑이 조성되어 소소한 휴식공간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공원 자체는 휴지하나 없이 깔끔한데 탑 내부는 마치 웅장한 휴지통 같았다. 지천에 널린 쓰레기를 밟고 탑 정상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일출은 쓰레기들을 망각할 만큼 고혹적이었다. (아래 사진..)
▶ 인민공원 탑에서 바라본 일출 ★ 마치 햇살로 그린 수묵담채화 같았다. 신선이 되어 햇살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모두 흡수하고 싶었다. 여행에 대한 미친 집착은 이런 매력이었겠지...
KAN HOTEL은 쑤이창의 랜드마크다. 가장 높을 뿐더러 위치와 시설면에서 최고가 아닐까? 쑤이창에서 대규모 회의가 열리면 이곳에서 진행되는 것 같았다.
로비 중국 감성이 짙다. 직원들은 한국인들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쳐다보는데, 순수함이 느껴진다. 호텔의 아쉬움이 있다면 로비와 카페를 제외하고 부대시설이 전멸되었다는 점.
객실 모던한 감각의 목재인테리어.. 넓고 쾌적하다. TV는 물론 PC까지 설치되어 있지만 WiFi는 지원하지 않는다. 욕실은 욕조 없이 샤워부스만 있고, 대부분 중국호텔들이 그렇듯 비데는 없다. 어메너티의 구성은 괜찮은 편.
★ 이 호텔은 고층에 투숙할수록 좋다. 수려한 창 밖 경관이야말로 진정한 매력이기 때문..!!!
조식 2층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조식은 중식과 양식으로 다양하다. 수창현에서 재배된 유기농을 재료로 하기에 건강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지만 맛이 살짝 중국스럽다. ^_^;; 그래서 난 계란 5개로 행복해야 했다. 음료수의 종류가 좀 더 다양했으면 좋았을 텐데......
본 여행기는 레드팡닷컴의 팸투어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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