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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 ■■■/대만 기차와 마을여행기

[대만 동부 타이루거] 천혜의 무릉도원, 대리석을 빚다. 타이루거협곡 太魯閣 /하늘연못의 대만마을 여행기

 

 

 

 

 

 

 

타이베이~화롄 구간의 서부해안 철도노선은 고속철도가 운행하지 않는 대신 일본 JR큐슈 885계 틸팅열차인 TEMU1000계(타로코형자강호)를 도입했다. 최고시속은 130km/h이며 틸팅(곡선철로에서 차체가 기울어지기에 속도저하가 거의 없다)과 주요역만 정차해서 타이베이~화롄구간을 기존 자강호에 비해 1시간 가까이 단축시켰다.

 

대만철도관리국은 타로코호에 별도의 등급을 부여하지 않고 자강호(우리나라 기준 새마을호 등급) 소속으로 인정해서 타로코형 자강호로 부르지만 실질적으론 상위등급이다. 기존 자강호와 달리 입석표를 판매하지 않고, 빠른 소요시간으로 인기가 높지만 편성이 많지 않아 티켓을 구하기 약간 어렵다. 

 

'TAROKO"라는 명칭은 대만동부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타이루거"를 영어 일본어 대만어 민남어 등으로 발음하기 좋게 차용함으로써 지역 관광지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누리로' 'ITX-청춘' 등 거창한 의미보다 지역적 특색이 담긴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객실내부는 일본 JR큐슈의 885계와 거의 비슷하다. 좌석공간은 여유롭고 쾌적하다. 

 

 

 

 

 

타이베이~화롄간 동부철도노선은 소박한 마을과 해안을 끼고 달려 비경을 자랑하지만 왕복편 모두 날씨가 비극이다. T_T;;; 

 

 

 

 

 

타이베이에서 출발한 기차는 2시간을 달려 화롄역에 도착!!

 

 

 

 

 

번잡한 대만 동부 대도시 기차역과 달리 화롄역은 여유롭고 단정하다. 역 앞 넓은 광장에 여유롭게 흔들리는 야자수가 마음을 트이게 한다. 기차역 바로 앞에 친절한 관광안내소가 있다.

 

화롄역 앞 대부분 건물이 호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호텔이 가득하다. 오히려 너무 많아 대만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르웨탄 민박보다 화롄 호텔이 더 저렴하다.)

역 바로 앞 저렴 호텔인 치엔타이대반점 仟台大飯店 (싱글룸 600NT, 시설은 별로)에 여장을 풀고 타이루거협곡투어예약(700NT,추천!!).

 

 

 

 

 

 

 

 

 

투어버스는 1시간 가량 화롄시내를 돌면서 승객들을 태우더니, 약 20여분 후 타이루거 협곡의 입구에 도달했다. '아시아의 그랜드 캐년'이라는 별명에 기대조차 안했지만 (필자는 미국 그랜드캐년에서 감명을 받지 못했다.) 타이루거협곡은 그랜드캐년보다는 규모는 작았지만 입구부터 장엄한 기운을 발산했다. 

 

 

 

 

 

입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폭포수를 시원하게 분출하는 기암절벽 위 사찰이 섬세한 감동을 연출한다.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만큼 잦은 산사태로 몇 차례 소실되는 비극을 겪었다. 현 모습도 재건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자주 무너지면 더 이상 건축하지 않을 법인데 꾸준히 사찰을 짓는 이유는 장춘사는 도로 건설 도중 희생당한 영혼들을 모시고 있는 타이루거의 상징이기 때문.

 

 

 

 

 

대자연은 기나긴 세월 속에 마치 마블을 그려내듯 웅장한 대리석을 조.각.했.고, 

인간은 수많은 희생을 감당하면서 곡괭이 하나로 대자연 에 길을 창.조.했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며 만든 태초의 자연은 오래도록 잔상이 지워지지 않을 만큼 감동이다. 

 

경치에 취할 무렵 '쾅'하는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 폭포수가 떨어지듯 돌들이 우르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소소한 낙석일 뿐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추후 언급)

 

 

 

 

 

옌즈커우와 구곡동 사이, 진헝챠오라는 다리는 도로건설 중 산사태로 숨진 건설자 진헝의 넑을 기렸다. 험난한 길을 개통하기 위해 파악된 공식적인 사망자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그저 엄청난 숫자라는 것 뿐.... 초반에는 권력자들의 정치적인 외압에 의해, 나중에는 가족들의 삶을 위해 인간들은 대자연 속에 홀연히 사라졌다. 그들의 피로 만들어진 이 길을 자동차로 편히 여행하는 나는 그 노고에 감사함과 미안함을 느낀다.

 

 

 

 

 

타이루거 최고의 비경을 지닌 계곡은 굽이굽이 흐른다하여 구곡동(九曲洞)이라 한다.

 

 

 

 

 

츠무챠오는 모성애의 다리다. 다리를 건설하던 아들을 어머니는 매일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태풍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 소식을 들은 장징꿔(장개석의 아들로 역대 대만총리 중 가장 서민적이며 훌륭하기로 평가받고 있다.)는 이 다리를 츠무챠오(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님의 마음)라고 명명하고 바로 옆에 사당을 건립했다. '모성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글자 아닐까?

 

 

 

 

 

텐상으로 진입 직전 타이루거를 조망하기 좋은 휴식처가 있다. 1층은 카페와 민예관, 2층은 타이루거 박물관이다. 

계곡을 바라보며 차 한 잔 음미한다.

 

 

 

 

 

타이루거에 유일하게 호텔이 있는 중심상업지구로 대부분 텐샹에서 여행이 마감된다. 비교적 큰 규모의 사찰인 상덕사(祥德寺)와 천봉탑★(天峰塔, 전망이 매우 좋다.), 송나라 충신 문천상을 기린 문천상기념공원(文天祥記念公園)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내려갈 시간이 되자 일행이 경치에 취해 늦었다. 근데 그 일행은 추후 우리의 구세주가 되었다. 

 

 

점심식사를 위해 내려오던 도중 거대한 폭파소리가 들렸다. 옌즈코우의 일부 협곡이 무너졌다. 그것도 불과 2분전 우리 앞에서....!!!!

택시운전기사가 황당하다며 아이폰으로 폭파되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2분만 더 빨랐으면 우린 휩쓸려 죽었을 꺼라 말한다.

텐샹에서 늦은 일행 덕분에 우린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우리는 타이루거에 갇혀 버렸고, 운전수는 너무 놀랐는지 운전을 하지 못했다. -_-;;;;

 

 

타이루거 협곡은 워낙 험난해서 길이 하나밖에 없는데 그 길이 사라졌다. 운전기사에게 오늘 내려갈 수 있냐고 물어보니 놀란 기사는 '아마도'라는 답변만 줬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결국 오랜 기다림 끝에 길이 뚫려 내려가게 되었지만 운전수는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어 다른 이와 교체했다. 그날 밤 TV뉴스에는 이 상황이 보도되었는데 그때의 아찔한 순간이 기억나 가슴이 철렁거렸다. 화롄을 떠난 이후 이 일대는 모두 홍수피해를 입었고, 많은 도로가 유실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아마 하루만 늦었다면 화롄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_-;;;;

 

 

 

 

 

타이루거 여정 후, 옥석 판매장에서 중국코스요리를 즐겼다. 요리는 약 10 여종이며 대부분 맛이 괜찮았다. 약 2만원 정도 되는 저렴한 투어비에 훌륭한 점심식사까지 나오니, 과연 수익이 날까란 생각도 든다. 식사를 마친 후 예상대로 지루한 옥에 대한 상품판매설명이 이어졌다. -_-;;;

 

 

 

 

 

타이루거에서 화롄으로 들어가는 길에 치싱탄 해변에 들렀다. 미친 태풍이 초원 위로 거세게 숨쉬고 있었지만 옥빛바다는 고요히 출렁일 뿐이다. 바다에 나쁜 기억을 던진 후 화렌역으로 돌아가 타이페이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차창밖에는 비바람이 몰아친다. 하지만 기차여행중 만나는 폭풍우는 왠지 운치 있다.

 

 

 

 

 


 

◎ 여행키워드 | 자연여행, 기차여행

 
여행코스 | 반나절 (타이베이에서 새벽에 출발하면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화롄에서 자는 것을 추천)

    타이루거입구 → 장춘사★ → 옌즈커우★ → 진헝차오 → 지우취똥★ → 츠무챠오★ → 류수이 → 티엔샹★

 

    + 버스운행이 별로 없을 뿐더러 운행정체 및 사건사고가 많아 버스가 중단되는 경우가 잦으니 꼭 투어버스를 이용하자!!!

    + 투어버스는 관광안내소 운영투어와 호텔에서 운영하는 사설투어가 있는데, 사설투어가 약간 더 비싸지만 내용이 알차다.

    + 당일치기로 호텔개인투어를 이용하려면 최소한 8시 이전에 도착해서 화롄역 앞 호텔에 들어가 신청하면 된다.

      (반나절투어 기준 700NT, 점심+보험포함)

    + 일행이 4명이면 택시투어도 괜찮다.

 
교통 | 타이베이에서 타로코호로 약 2시간


 
숙소
화롄역 앞은 호텔밀집지역이다. 호텔이 너무 많아 성수기가 아닌 이상 주중은 2인기준 1,000NT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고급호텔, 펜션이나 고급민박도 좋은 선택이다.


※ 본 포스팅은 에어부산의 항공권 협찬으로 제작되었으며, 코레일기자단 3기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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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작성에 도움을 주신 에어부산, 코레일, 일인승무 최지웅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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