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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 ■■■/중국 소도시의 로망

[중국 절강성 수창현] 9단 폭포와 대나무 숲의 섬세한 시선, 남첨암 南尖岩, 대갱촌 大坑村 /하늘연못의 중국 소도시 여행기

 

수창현은 대나무의 고장이다. 난젠옌은 산 전체가 대나무 숲이다. 천주봉, 신단봉, 천장암 등 기암석봉과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들이 두툼한 대나무 이불을 덮고 있으니 그 모습은 산수화가 따로 없다. 격조 있게 떨어지는 폭포수와 속삭이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대나무 숲을 걷다보면 대자연의 순수함에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이곳은 치유와 순수의 숲이다. 저장성 최초의 생태여행지역, 5성급산림여행지로 지정되었다.

 

 

 

차분한 농촌을 달리던 버스는 산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길이 좁고 험해 대형관광버스는 진입조차 못한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아슬아슬한 사태도 종종 벌어진다. 중국 서민 마을과 대나무 숲들이 보이는 창 밖 프레임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새 하늘에 가까워졌다. 거친 절벽 위로 차마저 거칠게 달리니 마치 공중곡예를 즐기듯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이내 버스는 난젠옌 입구인 남첨암산정에 도착했다.

 

 

 

 

 

 

남첨암산장은 남첨암 입구에 위치한 유일한 호텔이다. 이곳에서 대갱촌까지는 걸어서 넉넉잡아 약 2시간!!! 내려가는 길이지만 계단이 험해서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다. 연세가 지긋한 분들 중 평소 산을 즐겨찾지 않았다면 안전차원에서라도 내려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닷없이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온통 초록빛의 향연으로 가득했다. 울창한 대나무숲과 계단식 다랑이논들이 잔잔한 표정을 짓고 있다. 1년에 200일 이상 운해를 볼 수 있는 고지대지만, 오늘의 밝은 햇살은 운해를 원치 않았다. 

 

곧은 공기를 한 줌 들이킨다. 국제기준치의 7배에 달하는 음이온이 발생하는 청정공기 지역이다. 그래서일까? 공기마저도 숨을 쉰다.

 

 

 

입구에서 약간 내려가면 바닥까지 투명한 유리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는 오직 5명만 허락한다. 이곳에 서면 마치 구름 탄 신선처럼 공중인간이 된 느낌이다. 장가계를 연상시키는 천주봉(天柱峰)을 흘기듯 내려다보니 하늘을 나는 새조차 부럽지 않다. 무심코 발아래를 내려다본 순간 흠칫!!! 잽싸게 다음 산행을 이어갔다.

 

 

 

기암절벽을 깎아 만든 가파른 계단은 벽에 박힌 손잡이와 절묘한 신체균형이 절실하다. 계단 폭이 좁아 순간적으로 헛발질하면 자칫 사망까지 갈 법하다. (더군다나 이런 시골에 병원이 어디에 있으랴~) 그래서 떨리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내 뒤에 내려오는 중국아주머니는 심장이 멈춘 듯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다.

 

 

 

2개의 이기적인 계단을 정복했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시니 싱그러운 풍경만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남은 것은 가벼운 산책뿐..... 떨렸던 발걸음의 모드를 경쾌함으로 찰~칵~ 바꾼다.

 

 

 

구급폭포 九级瀑布       걷다보니 폭포의 탄성이 바람결에 실려온다. 가까이 가보니 대나무 숲 속에 9개의 폭포가 규칙적으로 물을 쏟아내고 있다. 곧게 떨어지는 폭포수가 곧은 대나무와 조화를 이룬다. 예로부터 성인군자들은 대나무는 곧다하여 가까이 하며 곧은 품성을 다스렸다. 마지막 폭포까지 내려가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폭포수 한 번 참 유쾌하단 생각이 든다. 호탕한 웃음소리가 산들바람에 날려 난젠옌의 대자연을 리드미컬하게 만든다.

 

 

 

싱그러운 녹색자연을 걷는다. 대나무 사이사이로 햇살이 한 가닥 한 가닥 파고든다. 숲 속에서 핸드폰은 잠시 꺼두라는 SK텔레콤의 광고가 문득 생각났다. 순백의 자연 속에 속세의 이물질이란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렇게 자연은 날 정화하고 있었다.

 

 

 

 

 

 

대나무 숲에서 나오니 온통 노란색으로 채색된 소박한 마을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마을에 외국인은 처음이었다고 할 만큼 산중오지마을이다.

 

 

 

서민들의 평범한 하루가 여행자에게 미친 매력으로 다가오곤 한다. 대갱촌은 난젠옌을 삶의 터전으로 한다. 대나무, 닭, 돼지들이 난젠옌과 더불어 있다. 마을의 모든 고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황토색으로 통일되었다. 색감의 농도와 외관 장식만 집주인의 개성을 살렸다. 산골마을에서의 개성이 여행자의 관심을 집중케 한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고택 내부를 호기심으로 훔쳐본다. 마을 곳곳의 고택들은 마오저뚱이 모시고 있다. 마오아저씨는 주민들에게 있어 신적인 존재인가보다. 그러고보니 중국 돈의 주인공도 마오 아저씨다. 

 

주민들은 외국인이 신기한 듯, 경계심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어른들은 대놓고 쳐다보고, 어린 아이들은 숨어서 쳐다본다. 가끔 웃는 얼굴로 통하지도 않을 말도 걸지만, 내가 답해줄 수 있는 것은 중국어로 "워쓰한꿔런(난 한국인이예요~ ^^)"뿐.....  그런 간단한 중국어에도 신기함을 느끼니 여기 주민들 참 순수한 것 같다.

 

 

 

대갱촌의 유일한 레스토랑에서 농가 식단으로 점심식사를 즐긴다. 대나무의 마을답게 죽순요리가 대표다. 그리고 농가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과 돼지 등 농민들의 푸짐한 들판으로 채워져 간다. 중국 농가에서 먹는 웰빙식이라서 그럴까? 혀끝에서 느껴지는 행복한 식감이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마을산책을 이어간다. 앞에 펼쳐진 녹색자연이야 말로 싱그러운 디저트가 아닐까?

 

 

 

 

 

 

남첨암산장은 난젠옌 정상에 있는 유일한 호텔이다. 3성급 호텔이니 특별히 시설과 서비스는 기대할 것 없다. 다만 산 고지대에 있어 주변 경관이 훌륭하다는 점,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볼 수 있다는 점, 광장이 있어 일행끼리 마음이 맞으면 캠프파이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객실       여유로운 공간이지만 최근 리노베이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TV와 개인컴퓨터가 있고, 매우 초라한 미니바도 있다. 욕실은 간단한 샤워시설만 있고, 화장실에 비데는 없다. 어메너티는 '제공'에만 의미를 찾아야 할 수준이다. 산 고지대에 있다 보니 산측 객실이 좋을 것 같지만 방향이 살짝 에러라서 어떤 방향의 객실이든 경관은 대동소이하다.

 

 

 

저녁만찬       대나무의 고장답게 죽순요리를 대표로 한다. 죽순요리는 한국인에게 낯설지만, 생김새처럼 담백해 그 어떤 중국음식들보다 입맛에 잘 맞는다. 특히 죽통밥은 정말 최고!!! 우리나라에서 먹던 죽통밥보다 맛이 뛰어나다. 그 외 닭요리, 탕요리 등 난젠옌 유기농 토종 재료로만 조리한 향토요리들을 선보였다. 사람들과의 즐거운 담소에 맛나는 식사까지..... 여행의 마지막 밤은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중식조식       아침식사는 전형적인 중국식이다. 죽, 야채, 달걀 등이 제공된다. 하지만 위 사진이 거의 다 라고 할 만큼 부실부실.....T_T;;;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을 연상케 한다. 차라리 뷔페로 제공되는 게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폭풍 계란 흡입으로 아침 배를 채운다. 

 

 

 

남첨암산장의 장엄한 운해와 일출을 상상하며 이른 아침부터 누각에 섰다. 하지만 위치적인 특성상 난젠옌은 일몰은 있어도 일출이 없다. 그리고 운해를 보기에 어제처럼 날씨가 맑았다. 그래도 이른 아침부터 시각이 싱그러워진다. 그래!! 상쾌한 아침 뷰로썬 아주 제법이야~!!!

 

 

 

난젠옌의 일몰

 

 

 

 난젠옌 (南尖岩)

 ● 홈페이지 | www.scnjy.com

 ● 교통 | 쑤이창 버스정거장에서 난젠옌행 버스 탑승 (시간은 자주 변동이 있을 것 같으니 쑤이창에서 직접 확인할 것!!)

 ● 입장료 | 성인 80元 / 60~70세 40元 / 70세이상 무료

 ● 팁

1. 교통이 불편할 뿐더러 산행은 혼자여행하기에 담력이 필요한 관계로 패키지 이용을 권유한다. 수창현 패키지는 노옵션 노쇼핑이기에 스트레스없이 중국여행을 즐길 수 있다. (패키지 문의는 레드팡닷컴www.redpang.com에서..)

2. 평소 산을 즐겨하지 않은 노년층은 계단이 약간 위험한 관계로 전망대에서 전망관람만 하는 것이 좋다.

 

 

 

 

 

본 여행기는 레드팡닷컴의 팸투어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레드팡닷컴&고딱지 www.redp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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