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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특집] 매혹적인 기차여행

[한국급행열차] 경춘선 좌석급행열차 시승식 + 코레일 글로리 마라톤대회 /하늘연못 in코레일기자단



※ 안내사항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기차여행전문이지, 기차전문이 아닙니다. 기차에 대한 분석은 여타 기차전문가에 비해 지식이 얕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불과 1주일 전 기차여행의 애틋함에 일본 고속철도와 관광열차, 한국 고속철도를 5일간 신나게 탑승했지만, 경춘선에 대한 설레임을 지니고 있던 찰나 코레일의 경춘선 여행은 떨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단풍으로 물든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 서울역으로 향했다. '나는 가을바람이오~'라고 증명하듯 새벽 바람이 살가웠지만, 경.춘.선 이름 석 자 만으로 느껴지는 애틋함이 마냥 훈훈하다.

콩나물 전철이 아닌 한류관광특급(누리로호)을 기대했는데, 플랫폼에서 날 반긴 것은 더 큰 선물이었다. 언론을 통해서만 접해오던 '경춘선 2층형 좌석급행열차'였다. 

금일 정식시승식 이전 코레일 글로리 운동행사를 기념하며 비공식 시승식이 개최되었다. 오늘 나는 첫 시승식의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다. (이런걸 올레~라고 표현한다죠?)








경춘선 좌석급행열차의 개인적인 소감을 정리하면, '격세지감의 기술력'과 '아쉬운 감성'이다. 
함께 한 코레일 기자단 중 철도관련학과학생과 철도기자분들은 기술력에 있어서는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빼어난 기술력만 잡다보니 놓쳐버린 감성이 아쉬웠다.


흔들림 없는 빠른 속도
'옛 경춘선 + 무궁화호'는 100km거리의 춘천이 2시간이 걸렸지만, '신 경춘선+ 광역전철'은 90분으로 단축시켰다. 좌석급행열차는 최대시속 180km (도시형 전동차중 가장 빠른 속도)로 춘천까지 약 50분 만에 주파한다. 준고속철도라고 불릴 만큼 빠른 속도에서도 흔들림 없이 미끄러지며 달리니 한국철도 기술의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마치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적다는 모 회사의 침대광고가 불현듯 생각날 만큼..




넉넉한 좌석공간과 쾌적함
기술력이 뛰어나도 개인공간이 협소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KTX는 대한민국의 교통 대혁명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좁은 좌석 간격과 역행좌석에 따른 불편함은 치명적인 옥에 티가 되었다. 그래서 객실의 쾌적함은 넉넉한 공간이 기본이다.
신형급행열차는 고속철도에 비해 차체가 넓다. 좌석폭, 좌석 간 간격, 통로폭 모두 넉넉해졌다. 넓어진 공간은 쾌적함으로 승객들에게 보답된다. (단, 2층형 객실은 높이에 따른 답답함이 다소 있다.)  


부족한 수납공간은 사소한 흠
좌석에 달린 선반은 큰 노트북이나 잡지들은 자칫 떨어질까봐 우려될 만큼 좁다. 좌석 앞 수납공간은 그물이 아닌 고정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신문지와 잡지 등 얇은 것만 수납이 가능하다. 그렇다보니 실질적인 편의성은 떨어진다. (빈 컵과 쓰레기들은 직접 쓰레기통에 가져가 버려야 한다. 그래 애초부터 이게 맞는거였다.)





뛰어난 기술력이 응집된 2층 객차
해외에서나 볼 수 있던 2층 객차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니..!!! 이건 우리나라 철도 기술의 도약을 상징하지 않을까?





고객들의 다양함을 반영한 객실환경
안내모니터는 시야에 자연스럽게 잡힐 정도로 객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출구 좌석에는 전기콘센트가 있어 가전제품사용도 가능하다.
모든 좌석에 독서등이 있고, 햇빛가리게는 불투명한 천으로 되어 있어 채광을 헤치지 않았다. 
수화물공간, 장애인석과 장애인화장실, 수유실, 화장실, 자전거 거치대는 고객들의 다양함을 반영했다.





깔끔한 화장실





뛰어난 기술력을 훼손시킨 차가운 디자인
디자인의 기본은 따스한 휴머니즘이다. 금번 열차는 몸을 생각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술이 만나 몸은 편했다. 하지만 기술에 치중하다보니 감성을 놓친 것 같다. 차가운 메탈릭&플라스틱소재, 파란 객실은 경춘선 답지 않은 냉정함이 느껴진다.
아무리 초고속사회라지만 경춘선도 메카니즘의 초고속 장단에 발맞춰야 하는걸까?? 난 찬성도 반대도 아닌 중립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경춘선 만큼은 한국낭만철도의 도도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부선, 전라선, 공항철도 들은 뛰어난 기술력이 생명이지만, 경춘선은 철도의 본질이 다르다. 만약 이번 열차가 누리로처럼 경부선이나 전라선을 달렸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감성과 로망이 배제된 채 그저 뛰어난 기술력으로 경춘선을 빨리 달린다면 기술의 냉정함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경춘선의 개성을 살린 관광특급열차 도입을 소심하게 꿈꾼다.
김유정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져 있는 독서공간, 편안함과 감성을 살린 은은한 조명과 우드그레인 인테리어, 전망대칸 등이 설치된 그런 컨셉의 관광열차가 탄생해서 언젠가 경춘선을 달리길 바란다. 옆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경치가 좋은 구간에는 관광특급열차가 운행함으로써 지역관광과 함께 상호 윈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금번 신형급행열차에 승객들의 다양함을 수용했듯, 기차여행인프라에 있어서도 나 같은 승객의 요구사항이 언젠가 수용되길 바란다. 






 


새벽의 졸린 눈을 비비며, 기차는 가을바람과 함께 소풍간다. 나의 포근한 도시숲도 잠시 안녕~~  
 



 

기차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색다르다. 햇살을 흡수하며 선명해지는 대지의 하루가 온화하게 느껴지듯, 내 마음도 잠시나마 따스함을 느낀다.  





기차여행은 모든 날씨의 질감을 수용한다. 비가 내려도, 눈이 와도, 바람이 거쎄더라도 기차는 든든하게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몸 편히 느끼게 한다. 오늘은 고요한 아침 안개가 자연의 신비감을 잉태했다. 마치 금방 그려진 유화처럼......

쌩뚱맞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금 당신의 가을은 아름답습니까? 





청평즘부터 시작해서 경춘선이 경춘선 다운 경관이 펼쳐지다 백양리역에서 아름다움의 절정이 단풍진다. 




경춘선에서 편애할 수 밖에 없는 역사는 단연 단정하게 한옥으로 지어진 김유정역일 것이다. 구역도 간이역다운 매력이 있었지만 새로운 역도 매력이 풍부하다.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인다.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경춘선'은 그런 존재다.
경춘선은 존재만으로도 누구에게나 낭만이며 추억이다. 강촌역 벽에다가 '우리가 왔노라~!' 천진난만하게 낙서하던 기억, 친구가족들과의 기차에서 계란 까 먹던 순간, 춘천행 입영열차를 타던 더러운 추억, 소박한 간이역에 홀로 앉아 쓸쓸한 영혼을 불어놓던 기억들..... 경춘선은 많은 이들의 애틋한 추억을 보관하고 있다. 새로운 애인을 만나 다시 애정을 품듯 신 경춘선에게도 앞으로 많은 애정을 줘야겠다.







코레일은 기차가 저탄소 녹색성장 친환경 교통수단임을 알리며, 자연, 인간, 철도가 공존하며 지속하는 녹색철도 운동 <코레일 글로리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금번 행사는 새로이 철도식구가 된 경춘선 좌석급행열차에 탑승 후, 김유정마을을 둘러 보고 춘천으로 이동.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 참여하는 일정이다. 기차가 자연과 화합하며 달리듯 코레일직원들과 글로리 회원들이 화합하여 함께 달렸다.




 

마라톤 참가회원들은 춘천으로 향했고, 마라톤에 참가하지 않는 회원들은 김유정역에 내렸다. 김유정 소설의 주무대였던 실레마을과 그의 문화업적을 기리기 위한 김유정 문학촌에서 7080음악과 함께 단촐한 가을소풍을 만끽했다. 





가을 소풍을 마친 후 다시 기차에 탑승해서 춘천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코레일 글로리 회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춘천으로 향했다.





코레일 글로리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제 7회 철도건강달리기 대회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와 함께 했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님, 홍보위원인 로버트 할리, 코레일 직원들을 비롯 코레일 글로리 회원들이 단체로 달림으로써 인간과 철도가 추구하는 새로운 화합의 비젼을 제시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춘천역으로 돌아왔다. 질감이 좋지 않았던 변덕쟁이 날씨는 이내 미소 짖고 있었다. 

오늘 행사를 통해 코레일에 대한 기업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철도'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단단한 이미지의 코레일이었지만, 오늘 내가 만난 코레일은 즐겁고 유쾌했다. 그리고 그 어떤 기업보다 지속가능한 녹색자연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직장의 첫 단추를 코레일에서 껴보는 거였는데......안타깝다.)







코레일과 함께하는 행복한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