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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소도시 여행 ■■■/독일

[독일 서부] 라인강 기차여행 ① 쾰른 Köln, 본 Bonn, 라인강 Rhine /하늘연못

 

 

서유럽 철도시스템은 서로 의식이라도 하듯 독일,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이탈리아가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오래도록 유럽 철도의 자존심은 간선철도마저 시속 200km의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독일이었다. 1981년 유럽 최초로 고속철도를 개통한 프랑스와 현재 유럽 최장 고속철도국가인 스페인이 새로운 철도강자로 군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이 독일철도를 명불허전으로 뽑는 이유는 독일철도시스템의 편리함과 배려심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고속철도는 디자인과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인프라가 불편하다. 유레일 소지자여도 유레일쿼터제로 좌석을 구하기가 어렵다. 또한 2013년부터 유레일 셀렉트 패스의 선택국가에서도 빠졌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고속철도는 레일패스를 소지했더라도 예약비가 너무 비싸 과장표현이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반면 독일철도는 몇몇 급행 고속철도(ICE Sprinter)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여행자를 위한 기차역 인프라도 훌륭하다.

 

라인강 기차여정은 독일에서 가장 수려한 기차여정중 하나다. 라인강 주변은 온통 포도밭과 동화감성을 담은 마을들이다. 유럽 대륙의 정중앙에 1,320㎞나 펼쳐진 강은 기원전부터 유럽 역사의 메인무대였다. 그래서 교역와 분쟁 등 다이나믹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과 십 수 년전까지 프독전쟁, 제 1,2차 세계대전 등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터였다. 여전히 고성들은 전쟁의 상흔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전후 독일인들의 노력과 아이디어로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그래서 라인강은 독일 선진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독일인의 근면성실함을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첫 여행지인 쾰른으로 향한다. 쾰른까지는 고속철도와 재래선 중에 선택하면 된다. 속도를 원하면 고속철도, 경치를 원하면 재래선이 정답이다. 프랑크푸르트~쾰른 구간 고속철도는 독일에서 유일한 시속 300km이상 전용선이다. 독일은 재래선도 시속 200km를 낼 수 있었기에 주변 국가에 비해 시속 300km이상 전용선이 적다. 이 구간에서 독일고속열차(ICE)는 물 만난 물고기가 된다. 최대한의 성능 발휘로 2시간 20분이 소요되던 구간을 1시간 20분만 돌진한다. 하지만 전용선은 대부분 방음벽으로 차단되어 있어 창밖 풍경은 전멸이다.

 

 

 

 

 

 

 

라인강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도시는 단연 쾰른이다. 쾰른은 기원전 로마제국의 식민지로 시작했다. (명칭이 식민지란 의미다.) 그래서 그 어떤 독일 지역보다 로마카톨릭이 깊게 뿌리 내렸다. 현재 성당만 150여 개!!! 이중 쾰른보다 더 유명한 쾰른대성당은 세계 3대 성당으로 손꼽힌다. 무려 600년에 걸쳐 건축된 만큼 고딕건축을 집대성했다.

 

쾰른은 사진과 현대예술의 고장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진박람회가 개최된다. 사진 덕분에 독일 현대미술의 산실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루트비히 미술관, 아그파사진박물관 등 다양한 현대 미술관들이 가득(?)하다. 만약 미술관투어에 관심 있다면 쾰른의 볼거리는 풍성하지만 아니라면 쾰른대성당이 유일한 볼거리다.

 

 

 

 

쾰른중앙역 Köln HBF       쾰른은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독일 대표 박람회의 도시다. 그래서 기차역이 항상 붐빈다. 쾰른대성당은 기차역 바로 앞에 있으니 유럽에서 가장 편한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미술관투어만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역에서 나오는 순간 마음에 준비도 할 새 없이 예상치도 못했던 거대한 위용 앞에 시각적 충격이 대뇌 전두엽까지 흔들어 버렸다.

 

★ 쾰른에는 중앙역Köln HBF과 메쎄도이치역(Köln Messe/Deutz이 있다. 많은 수의 고속철도가 쾰른 중앙역이 아닌 메쎄도이치역에 정차하니 꼭 쾰른중앙역으로 가는 것을 탑승해야 한다.


 

 

쾰른대성당 Dom ★       쾰른의 상징이자 독일 성당의 자존심으로 세계 3대 대성당으로 손꼽힌다. 정식 명칭은 성 베드로와 마리아 대성당이다. 총 632년에 걸쳐 19세기에 완공되었다. 완공 당시에는 세계 최고 건축물이었다. 높이만 무려 157m, 길이 144m에 달하니 광각렌즈로도 성당이 전부 담기지 않는다. 현재 스페인 세비야대성당, 이탈리아 밀라노대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성당!! 그리고 현재까지도 독일 고딕건축의 끝판왕으로 군림중이다. 500여개의 계단을 오르면 쾰른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지지만 소중한 다리를 위해 상승욕구는 꼬옥 잠재웠다.

 

 

 

내부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가져온 동방박사 3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는 구약과 신약에 쓰인 18개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목이 아플 정도로 거대한 예술작품 앞에서 자아는 코딱찌처럼 위축되었다. 성스러운 장엄함 앞에 꼬꼬댁이 되었는지 왜 이리 닭살이 쭈삣쭈빗 돋는 걸까?

 

이내 미사가 열렸다. 거룩한 파이프오르간 소리의 떨림이 어떠한 과장 없이 심장을 마구 흔들었다. 평생 경험해보지도 못했던 이 느낌!!!! 전율이란게 이런 거였구나...  이태리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교수친구는 내게 말했었다.

'쾰른대성당 미사에서 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지...'

 

 

 

 

 

 

분단 독일시절 서독의 임시수도였다. 통일 후 공식적인 수도는 베를린이 되었지만 여전히 정부부처의 25%가 남아 제 2의 행정수도를 충실히 수행중이다. '제2의 행정수도' 그리고 '독일부자도시' 라는 수식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소도시의 포근함으로 가득하다. 

여행자들이 본을 찾는 절대적인 이유는 '베토벤'이다. 본은 그의 고향이었다. 그래서일까? 베토벤은 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문화 아이콘이다.

 

 

 

본 중앙역 Bonn HBF       쾰른에서 기차로 약 20분.... 허쉬초컬릿을 닮은 기차역에 도착한다. 분단시절 서독의 수도였다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매우 소박한 기차역이다. 정말 너 수도 맞았니?

 

 

 

뮌스터광장 Münster Place       본의 종교적인 기능을 담당하던 광장이다. 광장에는 뮌스터사원과 베토벤입상이 있다.

 

 

 

뮌스터 대성당 Münster ★       로마제국시절부터 로마카톨릭이 뿌리를 내린 지역이기에 다른 라인지방처럼 성당이 매우 많다. 쾰른에 쾰른대성당이 있다면 본에는 뮌스터대성당이 있다. 후기 로마네스크양식으로 건축되어 화려함을 뽐내는 고딕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건축물중 최고로 손꼽힌다고 한다. 웅장한 위용이지만 쾰른대성당의 감동이 상대적으로 너무 컸다. 그래도 약 1,000년 세월의 풍채만으로도 지긋한 감동이다.

 

 

 

뮌스터광장에 있는 베토벤입상       본은 베토벤의 고향이다. 베토벤은 본을 독일 대표하는 음악도시로 만들었다.  

 

 

 

구시가지       소도시의 감성이 참 깔끔하다. 그리고 유럽 소도시들과 달리 생동적이다. 노천카페들로 가득한 거리에는 음악의 도시답게 거리의 예술가가 자주 보인다. 난 클래식 거리를 나는 비둘기가 된다.

 

 

 

▶ 라인강 지역은 고대 로마제국의 영토였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나 접할 수 있던 고대 로마제국의 흔적들을 접할 수 있다.

 

 

 

베토벤생가 Beethovenhaus       1770년 베토벤은 이 집 다락방(사진 중앙 빨간 집)에서 가난한 음악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피아노 선생이었던 아버지는 베토벤의 천재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시키려 했다. 이미 8살에 독자적인 연주회를 했을 만큼 혹독하게 연습시켰다. 청년이 되자 그의 삶은 불행했다. 어머님의 병수발과 아버님의 알콜중독으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에 감동한 귀족들은 후원자가 되어 베토벤을 비엔나로 보내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만나게 했다. 그 일을 계기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볼 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온 탓에 성격이 점점 괴팍해지자, 귀족들도 친구들도 그를 멀리했다. 이후 청력이상으로 더 이상 자신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비운의 음악가가 되었다.

 

현재 베토벤생가는 피아노를 비롯한 유품들을 보존중이다. 평범한 건물이라 찾기 힘들지만 위 사진처럼 맞은 편 건물이 베토벤을 그려놔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입장료 4€ / 내부 사진촬영 불가!!

 

 

 

본 대학교 University of Bonn       본 지도를 보면 도시 곳곳에 본 대학교가 있다. 언뜻 보면 도시전체가 본대학의 캠퍼스란 느낌이 든다. 이 학교는 별도의 메인캠퍼스가 없다. 도시 곳곳에 건물들을 학사로 활용한다.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본대학교는 1705년에 건축된 쾰른 제후의 궁전이다. 현재 철학부과 신학부 건물로 쓰고 있다. 프독전쟁과 세계대전의 주무대였으니 대학교의 운명도 성할 날이 없었다. 프랑스 점령으로 인한 폐교, 전쟁으로 인한 화재 등 고난 속에서도 노벨상수상자를 무려 7명을 배출해 낸 독일 명문사학이다.

 

 

 

본대학교 앞 라인강      라인강은 세계 대전 후 폐허가 된 독일 경제부흥의 자존심이다. 이토록 평화로운 강이 치열한 전쟁터였다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유람선을 탔겠지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관계로 라인강여행의 정석대로 기차를 타고 코블란츠에서 유람선 여정을 이어간다.

 

 

 

 

 

 

 

라인강은 지정학적 위치상 유럽의 중심이자 젖줄이었기에 기원전부터 치열했던 교역과 전쟁의 주무대였다. 라인지역에 평화가 찾아온 것은 불과 100년이 채 안 된다. 세계대전의 패전국 독일은 국민들의 치열한 노력과 성실함으로 라인강을 중심으로 기적 같은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독일 경제 성장의 중심이라지만, 풍광 만큼은 중세시절로 회귀했다. 포도밭 사이사이로 흐르는 라인강 주변에는 중세 동화마을들이 순수한 색채를 자아낸다. 산 정상에는 어김없이 고성들이 터줏대감인 냥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덕분에 독일 최고의 기차와 유람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라인강 여정의 메인무대는 <코블렌츠~마인츠> 약 70km의 구간이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라인강의 하이라이트인 <장크트 고아르~뤼더스하임>구간만 유람선을 탑승하자. (참고로 유레일패스가 있다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유람선 뿐만 아니라 기차도 로맨틱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기차는 2가지 선택이 있다. <마인츠~빙겐~바하라흐~오버베젤~장크트 고아르>로 이어지는 左Line과 <비스바덴~뤼더스하임~장크트 고아스하우젠>로 이어지는 右Line이 있다. 左Line이 마을이 많다보니 운행도 다양하고 기차상태도 좋다. 반면 右Line은 기차역이나 기차가 모두 노후되었다. 하지만 右Line에서 열차를 탑승해야 左Line의 동화마을들을 조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루트의 열차와 유람선을 다 타보고 혼합한 추천코스는 아래와 같다.

쾰른or본 ~ (左Line 열차) ~ 장크트 고아르 여행 ~ (유람선 여행) ~ 바하라흐 여행 ~ (유람선 여행) ~ 뤼더스하임에서 기차 탑승 후 프랑크푸르트

 

 

 

KD유람선       라인강 대표 유람선으로 유레일패스 소지시 무료다. 약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내부는 레스토랑이니 창 밖 풍광을 마주하려면 갑판으로 올라가자.

 

 

 

코블렌츠~장크트 고아스하우젠 구간은 '하품'이 연발되는 평화로운 능선이 전개된다.

 

 

 

하지만 장크트 고아르부터 연발되던 하품이 멈춘다. 절체절명의 추위 속에서도 이 악물고 갑판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리드미컬한 절경...!!

 

 

 

라인강은 기차여행도 동화 속 프레임을 연출하지만, 유람선의 느린 템포야 말로 라인강 여정을 여유롭게 만든다. 

 

 

 

장크트 고아르 St.Goar & 라인펠스성 Burg Rheinfels ★       유람선이 이름 모를 마을에 도착했다. 마치 크리스마스의 장난감 집들이 강변으로 펼쳐진 듯 고요하고 차분한 자태에 반해 충동적으로 내리고 싶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타고 내릴 때 라인강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장크트 고아르란 마을임을 알았다.

 

라인펠스성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1245년 카체넬른보겐 백작이 값비싼 통행세를 징수하기 위해 강 맞은 편 카츠성과 함께 건축했다. 비싼 통행세는 끊임없이 주변국과의 마찰을 일으켰다. 그런 와중에 성은 점점 전투적으로 변했다. 프랑스 군대가 오랜 세월 동안 몇 차례 공격을 시도했으나 함락되지 않았고, 훗날 나폴레옹의 프랑스군대에 의해 라인강의 고성 중 마지막으로 함락되었다. 함락된 성은 복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부분 보존되어 있으며, 일부는 호텔로 활용중이다.

 

 

 

장크트 고아르하우젠 St. Goarshausen & 고양이성 Burg Katz       라인펠츠성을 건축한 카체넬른보겐 백작이 막강한 통행세 징수를 위해 라인펠츠성 강 건너에 축성했다. 백작의 이름을 따서 카츠성(=고양이성)이라고 불린다. 성의 역사는 라인펠츠성과 같다. 비싼 통행세로 인해 주변국과의 마찰로 전쟁이 잦았고, 성은 전투적인 기능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의해 파괴된다. 1899년에 옛 모습을 비스무리하게 복원시켰다고 한다.

 

 

 

로렐라이언덕 Loreley       유람선에서 갑작스레 로렐라이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동시에 언덕을 향해 사진촬영하는 관광객들이 아니었으면 로렐라이라고 짐작키도 어려웠을 평범한 언덕이다. 라인강은 유유히 흐르지만 지형특성상 이 곳에서 물결이 거세진다. 과거에는 많은 뱃사공들이 급류에 휘말려 죽자 사람들은 로렐라이언덕 요정의 노랫소리에 심취해서 죽었다고 믿었다. 로렐라이의 배후마을인 오버베젤, 장크트 고아르는 무사통과한 선원들이 값 비싼 통행료를 내며 쉬다가던 마을이었다. 로렐라이란 명칭은 '요정의 바위'라는 의미다. 

 

 

 

오버베젤 Oberwesel & 쇤부르크성 Burg Schonburg       와인과 탑의 마을이다. 포도밭에 둘러싸인 라인강 최대 와인산지다. 마을은 강변을 따라 21개 중 18개의 고탑들이 현존하고 있다. 쇤부르크성은 라인강 최대갑부였던 쇤부르크 가문의 성이었다. 현재 고성호텔이 되었다.

 

 

 

카우프 Kaub & 팔츠그라펜슈타인 성 Burg Pfalzgrafenstein       팔츠성은 마치 강 위로 유랑하는 성같다. 14세기 건축된 이 성도 통행세 징수를 위해 세워졌지만 추후 군사요새로 리모델링되었다. 굳건한 외벽으로 방어되었고, 내부로 들어가려면 작은 배를 별도로 타야했다고 한다. 흰색 외관과 빨간 줄은 1970년대 도색되었다.

 

 

 

바하라흐 Bacharach & 슈탈레크성 Stahleck Castle ★       유람선은 라인강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바하라흐로 진입한다. 그리고 이곳에 내려 동화마을을 거닐며 소담스러운 휴식을 즐긴다. 마을에는 현재 고성유스호스텔로 상한가를 누리고 있는 슈탈레크성이 있다.

 

 to be continue~

 

 

 

 

본 포스팅은 코레일기자단 4기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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