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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 ■■■/중국 소도시의 로망

[중국 귀주성 츠수이 여행] 중국 홍군 대장정의 추억, 병안고진 丙安古镇 / 하늘연못의 중국 소도시여행




(지극히 주관적인) 하늘연못 마을 감성 평점

★★★★★

마을이 지닌 스토리와 의미, 풍광, 순수함과 상업화의 절묘한 조화를 다 갖추었다.
다만 일반여행자에게 교통이 불편한 것은 좀 힘일듯...



츠수이에서 불광암으로 가던 길에 내 마음에 쏙 드는 마을이 있었다. 적수하와 원시림을 배경으로 오랜 고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예스러운 풍취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일본이나 대만의 온천향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쁜 마을만 보면 미치기에 궁금하던 찰나 가이드님은 저곳이 병안고진이라 했다. 그렇게 스쳐지나쳤던 마을은 인연이었나보다. 불광암에서 츠수이로 돌아올 때, 시간이 남는다는 이유로 일정에 없던 이 마을을 짧게 나마 산책할 수 있게 되었다.


츠수이 인근에는 병안고진과 야오바고진이 유명하다. 여행사측에서는 야오바고진에 중점을 두는 것 같은데, 내 마음 속 잔영은 병안고진이다. 멀리서 처음 본 순간부터 한 눈에 뿅갔다. 포스팅에 앞서 <하늘연못 마을 어워드> ★★★★★로 평가 후 썰을 풀련다.   








마을은 적수하를 가운데 두고 Old Town 과 More Old Town (병안고진)으로 나뉜다. Old Town은 주차장, 호텔, 식당 등 병안고진을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관광인프라가 밀집되었고, More Old Town (병안고진)은 소소한 상점가와 주민들의 생활공간이 자리 잡았다.   






▶ 마을입장료 20원(버럭!!!)을 내면 병안고진으로 진입할 수 있는 흔들(?)다리를 건널 수 있다. 





힘차게 흔들리는 빨간 깃발은 마을의 정체성이다. 중국 근현대사에 가장 의미 깊은 사건으로 손꼽는다면 "홍군의 대장정"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 중국을 만든 원동력이자 시발점이다. 쭌이(遵义)에서 출발한 홍군은 이 마을에 머물렀다. 


[홍군의 대장정 요약

1934년, 홍군은 추격해오는 국민당 정부군과 맞서며 2년간 무려 1만 2,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을 펼친다. 루이진에서 출발한 10만 명의 군사가 옌안에 도착했을 때 겨우 8000명만이 남았다고 한다. 하루평균 250명 씩 죽어 나갔으니 역경도 역경이 없을 것이다. 국민당도 적이었지만 험한 산세의 자연환경, 적대적인 지역주민과의 갈등도 큰 고난이었을 것이다. 마오쩌뚱 역시 아내와 아이들을 잃었다. 하지만 마오저뚱은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며 지금의 중국을 건국했다. 마오쩌뚱은 추후 이렇게 말했다.

"대장정은 홍군이 영웅의 군대라는 것을...."


대장정의 드라마틱한 전개는 중국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쓰이며 중국인들에게 애국심을 자극한다. 덕분에 중국인들은 아무리 큰 시련이 닥쳐도 홍군의 대장정보다 클 수 없다고 생각한다. 






홍군의 대장정이 성공하려면 해당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시 세력이 미약했던 홍군에게 쉽사리 협조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 지역은 산수가 척박해 도망가기에는 좋았을런지 모르겠지만 숨어있기에는 너무 가난했다. 주민들의 식량도 부족한데 군인들의 식량까지 준비해야 했고, 군인들을 숨겨줄 공간도 부족했을 것이다. 그리고 군인들이 있으면서 발생하는 마을내 사건사고도 많았을 것이다. 또한 홍군에 협조했다는 국민당의 보복은 가장 큰 공포였을 것이다. 당시 홍군에게 협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불편한 마을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 마을은 홍군을 지지하며 전략적 요새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츠수이강 중심에 있어 교역이 활발하다보니 물자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이었고, 마을이 요새처럼 생겨 방어하기 좋았다. 마을 가장 중심에 홍군박물관이 자리 잡은걸 보면 홍군을 보호해줬다는 자존감과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주민들의 의지가 느껴진다. 중국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홍군복장을 입고 이곳에서 인생샷을 남긴다. 아마 중국인들에게는 홍군의 역사적 성지인 셈이다.


역사는 원래 승리자의 이야기다. 이 마을은 승리자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그 댓가를 돈독히 누리고 있다. 만약 현 중국이 국민당 정부였다면 지금 이 마을은 존재자체가 불투명했을 것이다. 

"어딜가나 줄을 잘 서야한다"라는 옛말이 떠오른다. 







좁다란 길을 중심으로 상점가가 형성되었다. 소박한 풍정이 아름답다. 웰컴투 아날로그~






적수하와 고택들을 바라보며 차 한 잔도 음미할 수 있겠지만, 남은 30분을 뒷골목에 투자하기로 한다.





▶ 마을의 뒷골목 그리고 인상







▶ 어릴 적에는 짜증유발공간, 나이 들면 애증 공간, 늙어서는 미치도록 그리운 공간..... 학.교.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영업을 안하는 고택숙소.






▶고색창연한 마을과 폭포, 똥물강 위 흔들다리... 삼박자가 잘 어우러지는 장관이다. 

오늘 몇 년간 볼 폭포를 오늘 하루만에 다 보니 헷갈리기 시작. 물론 내 기억저장소 용량미달이 문제겠지만...  







▶ 그 시절을 추억하시나요?? 인생을 추억하시나요? 추억은 그저 아름답게 포장된 선물상자랍니다.   






▶ 저도 이 마을을 기억속에 아름답게 포장해서 저장하렵니다. 저장하기 버튼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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