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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특집] 일본남부 마을여행

[일본 미에현 이세] 일본 정신문화의 산실, 이세 伊勢 (이세신궁, 오카케요코쵸) /하늘연못의 일본 소도시 여행기

 

일본은 신사(神社)의 나라다. 전국에 신사만 1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일본 근대화를 주도한 메이지텐노는 국민들에게 왕실의 존엄성을 살리기 위해 메이지진구, 우도진구 등 전국의 여러 신사 중 건국과 왕실 관련 신사를 '신궁 神宮'으로 격상시켰다. 이세신궁은 이즈모타이샤와 함께 신궁 중의 으뜸으로 일본에서 가장 신성한 곳이다. 소위 '신궁'이라고 말하면 이세신궁을 의미한다. 이세신궁은 곡식의 여신 도요우케 오미카미(豊受大神)를 모신 외궁과 일본의 건국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신 내궁으로 나뉘어 있다.

 

본래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신 제사는 야마토(현재의 나라현)에서 거행되었지만 11대 스이닌덴노(垂仁)의 황녀 야마토히메노미코토(倭姬命)에 의해 이세지역에 현재의 궁을 건립했다. 2,000년 전에 건립된 이세신궁은 매 20년마다 천궁제(遷宮祭)를 지낸다. 천궁제는 전통 방식 그대로 기존 궁을 당시 모습 그대로 재건할 뿐만 아니라, 복장, 의식 등 대부분을 새로이 하는 종교행사다. 이 행사를 위해 일본인들의 장인정신이 집결된다. 그래서 현재의 모습과 2,000년 전 당시의 모습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한다.

 

 

 

 

▶ 나고야에서 이세로 향하는 긴테츠열차는 느긋한 시골을 달린다. 창밖 풍경은 특별함 없이 마냥 평온하다. 





▶ 기차에는 참배객들의 탑승이 많았다. 이 도시의 모든 키워드가 오직 이세진구를 향한 느낌이 들었다. 


 

 

 

 

 


 

곡식의 여신 도요우케 오미카미(豊受大神)를 모신 외궁 정궁 豊受大神宮

의식주는 고대시절부터 삶의 절대 요건이었다. 평온한 삶을 기원하기 위해 의식주와 관련된 신앙을 만들었다. 일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정궁은 삶의 근원인 곡식의 여신을 모신 신사다.

 

 

 

 

 

JR와 사철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이세시역 伊勢市駅

이세시역은 마쓰사카역처럼 경쟁상대인 긴테츠와 JR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긴테츠의 많은 기차역이 JR과 경쟁이 아닌 공영을 택했다. 공영은 오히려 탑승객 입장에서는 편한 이용으로 보답한다. 이세시역에서 이세진구 외궁은 도보로 8분, 내궁은 버스로 15분이 소요된다. 이동동선 상 외궁관람 후 버스를 타고 내궁으로 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오래된 상점과 료칸만이 거리의 전통성을 보여주는 외궁참배로 外宮參道

이세시역에서 이세신궁 사이의 참배로는 일본 시골에서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상점가다. 근래 개발되었는지 거리에 드문드문 있는 오래된 상점과 료칸만이 거리에 남은 희미한 전통이다. 상점가 끝자락에는 외궁 입구와 내궁행 버스정거장이 있다.





▶ 외궁 입구에 있는 데미즈샤에서 참배객들은 심신을 경건케 한다. (오초즈) 그리고 한편에는 참배행사를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 녹음 짙은 숲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 같았다.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다 보니 신계의 문이라 불리는 도리이가 나온다. 도리이를 지나면 숲 속에 숨어있는 외궁신사들이 환영한다.

 

 

 

 


가구라전에서는 참배 접수와 기부금을 받고 있다. 일본인이라면 생애 한 즘은 참배한다고 할 만큼 참배객들이 많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민족의 정신적 근원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교회? 절? 성당? 역시 단군사당일텐데....

 

 



 

일본 고대시대의 토속적인 문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정궁

일본은 건국과 관련된 지역을 신성하단 이유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지 않았지만 점차 개방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세신궁의 정궁들은 아직까지 미개방 지역이다. 오직 밖에서의 참배만 가능하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종교시설의 중심에는 화려함과 섬세함이 살아있다. 그 모습은 때론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 같아 경이롭기까지 하다. 외궁 정궁은 일본 왕실의 화려함을 기대했다. 하지만 정궁은 마치 곡식창고를 연상케해서 당황스럽다. 왕실의 화려함과 거리 먼 서민적인 모습이다. 정말 곡식의 여신답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자태의 왕비가 있을 것 같은 자리에 농사짓는 할머니가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실망은 금물!!! 현재의 모습은 6~7세기에 걸쳐 중국과 한국에 영향을 받아 일본에 뿌리내린 고대 일본 건축의 원형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백제의 모습이 저렇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보았다.

 

 

 

 


▶ 외궁 별궁에도 참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민족의 뿌리를 향한 후손들의 정성스런 기원이다.

 

 

 

 

▶ 별궁을 감싼 울창한 나무숲들은 자아를 자연으로 스며들게 했다.

 

 

 


 

센쿠우칸 せんぐう館 - 이세진구 역사박물관 겸 휴식공간

이세신궁의 오랜 역사를 집대성한 역사박물관이다. 박물관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훌륭한 정원을 품은 휴식공간. 훌륭한 정원을 바라보면 자연스레 자연을 담은 녹차가 간절한 법!!! 휴식공간 한 편에 녹차를 무료로 무제한 제공하는 통 큰 배려심!!! 정원을 바라보며 녹차에 여행의 노고를 희미하게 우려버린다.

 

 

 

 

 

 

▶ 내궁으로 가려면 넓은 히노키 목조다리인 우지하시(宇治橋, 1번째 사진)를 건너야 한다. 바로 아래 흐르는 이스즈가와 (五十鈴川)는 속세와 성계를 구분한다. 참배객들은 오초즈 (신사참배 전 심신을 경건케 하는 의식)후 정궁을 향해 걸어간다. 일본의 여러 신궁을 다녀봤지만 주중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이었다. 매해마다 600만 명이 다녀간다고 하니 일본 건국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신 신궁다웠다. 우리나라도 종교적 차원을 떠나 민족적 존경심과 응집을 위해 단군사당(단묘)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확대 관리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이쿠가쿠라덴(内宮神楽殿)에서 참배등록을 위한 참배객들의 접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마 전국 신사중에서 가장 바쁘지 않을까?

 

 

 

 

내궁 정궁(正宮)은 일본 건국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시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신성하다. 외궁 정궁처럼 20년에 예전 모습 그대로 똑같이 재건축하는 천궁제를 지낸다. 일반인들에게 비공개지역이며 사진촬영도 금지되었다. 그래서 참배객들은 제 1문 앞에서 참배한다. 

 

 

 

 

▶ 정궁 뿐만 아니라 별궁 앞에서도 참배객들은 길게 줄 서 있다. 조상신에 대한 일본인들의 존경심이 느껴진다.

 

 

 

 

▶ 하늘로 쭉쭉 뻗은 거목들과 잔잔한 호수는 싱그러운 정화다. 

 

 

 

 

 

 

 

이세신궁 덕분에 에도시대 상점거리~- 오카케요코쵸 おかげ 横丁

예로부터 참배객이 많았기에 내궁 앞 상점가는 번영을 누렸다. 참배객들은 이 거리에서 식사를 즐기고 기념품들을 사갔다. 그래서 거리명칭마저 '(이세신궁) 덕분에~ 거리'다. 거리 규모도 방대한 편인데, 전통가옥으로 가득하다. 몇몇 상점들은 에도시대에 창업한 전통있는 가게라고 한다. 이미 명물로 자리잡은 먹을거리도 다채로워 이세우동, 마쓰사카규, 젠자이 등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일본시골여행을 즐기다보면 제 아무리 유명한 상점거리여도 평일에는 한산한 편인데, 이곳은 마치 대도시 도심도 부럽지 않은 듯 인파로 가득하다.

 

 

 

 

 

아카후쿠(赤福)는 오카게요코쵸의 얼굴

공식기록에 의하면 1707년에도 있었다고 하니 실질 창업년도는 그 이전으로 추산한다. 아카후쿠의 떡은 이세시 전통 떡으로 자리매김했을 뿐만 아니라 오카케요코초란 거리를 만든 일등공신이다. 이 가게의 떡은 반전이다. 일반 떡과 반대로 찹쌀떡 위에 팥앙금들이 뿌려져 있다.

 

 

 

 


 


▣ 홈페이지: www.isejingu.or.jp/shosai/korean/index.htm (이세신궁 한글홈페이지)

 

▣ 교통 
    ◎ 외궁 : JR이나 긴데츠를 탑승 후 이세시(伊勢市)에서 하차 후 도보로 8분

    ◎ 내궁 : 외궁 앞에서 버스탑승 후 약 15분

    ◎ 내궁에서 올 때는 오카케요코초 인근 아무 버스정거장에서 역으로 가는 버스 탑승 후

        이스즈가와 (五十鈴川) 또는 우지야마다 (宇治山田駅)에서 탑승하면 된다.

 

    ※ 미에현 여행은 긴테츠레일패스(링크)를 추천!!

 

▣ 여행코스     | 이세시역 → 외궁 → 내궁 → 오카케요코초 (최소 반나절 이상) 


 

▣ 주의사항 
◎ 인근에 마땅한 숙소가 없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토바의 료칸을 추천하고, 저렴한 하룻밤을 원한다면 마쓰사카(HOTEL AU추천!!)에서의 숙박을 추천한다. 
◎ 오카케요코초에는 맛집이 많다. 우리나라 블로거들도 많은 정보를 수록하고 있으니, 먹을 계획을 풍부하게 세우고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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