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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특집] 일본남부 마을여행

[일본관광열차] JR큐슈 이부스키마쿠라자키센(指宿枕崎線) - 이부타마(指宿のたまて箱), 이부스키 모래찜질 /하늘연못

JR이부스키마쿠라자키센 (JR指宿枕崎線)

일본 열도 최남단(오키나와 제외)을 달리는 로컬선으로 사츠마반도(薩摩半島)의 해안을 달린다. 남국의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로컬선 여행의 핵심은 바다와 남국의 햇살이다. 그래서 관광지보다 자연환경을 활용한 온천이 유명하다. 이중 이부스키는 해변 아래 온천수가 흘러 세계에서 유일하게 천연 모레 찜질을 경험할 수 있다. 

2011년 3월 큐슈신칸센의 전구간개통으로 하카다~가고시마가 2시간 12분에서 1시간 19분으로 단축되었다. 그리고 본토에서도 하카다에서의 환승없이 남큐슈를 올 수 있어 편리성도 높아졌다. 
큐슈신칸센 전선 개통 한 달 후인 2011년 4월, 로컬열차를 카페처럼 개조시킨 관광특급열차
이부스키노타마테코(指宿のたまて箱)가 신칸센과 연계하여 사츠마반도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신칸센의 개통으로 가까워진 접근성과 편리성, 옛 향수를 자극하는 관광열차의 등장으로 관광과 교통의 소외지였던 사츠마반도의 관광산업이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20년전 만 해도 일본에 다녀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은 "신칸센 타봤어? 정말 번개처럼 빠르냐?? "였다. 
신칸센은 일본 선진과학기술의 상징이자, 철도대국 일본을 건설한 근원이었다. 일본이 새로운 고속철도를 선보일 때마다 전 세계는 최첨단 과학기술에 주목하며, 열광했다. 일본은 과학기술의 혁신뿐 아니라 디자인과 감성에도 소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JR KYUSHU가 있다.


JR KYUSHU는 기술보다 감성으로 열악했던 열차시장을 개척했다.
1987년 JR은 7개의 회사로 민영화되었다. 큐슈는 당시 산업과 관광의 불모지였던 만큼 JR KYUSHU의 수익성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지방 지자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로 철도와 관광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다른 철도회사들이 최첨단 과학기술이 도입된 신칸센 개발에 집중할 때  JR KYUSHU는 큐슈지역의 특색을 살린 관광열차 시장을 공략했다. 지역관광과 연계한 SONIC, TSUBAME, KAMOME, YUFUIN NO MORI 등 기술력과 디자인이 조화된 다양한 특급열차의 등장은 신칸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큐슈를 달리는 일본열차박물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큐슈를 일본 최대 관광지로 성장시키는 1등공신이 되었다.


이제는 열차의 복고선언이다...
최첨단 과학기술도 결국 휴머니즘에 귀의한다. 디자인을 절묘하게 살린 특급열차들로 성공을 맛 본 JR KYUSHU는 열차의 복고화라는 역발상에 도전했다. 최첨단 과학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된 열차를 새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폐차된 노장 열차를 해당지역의 자연을 살려 "리모델링"했다. 젊고 신선한 특급열차의 등장으로 그간 쉬고 있던 할아버지 열차들이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된 전통옷을 입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로써 남녀노소 누구나 기차여행에 대한 향수와 감성을 느끼게 한다.  


복고회기는 대성공!!!!
초노장 칙칙폭폭 열차는 'SL히토요시'라는 복고풍 관광열차가 되었고, 2량 노장원맨열차들은 큐슈횡단특급을 서두로 하야토노카제, 신페이아사부사, 우미사치야마사치, 이부타마, A-Train 등 '관광특급열차'라는 명함을 달고 다시 철로를 누비게 되었다. 일반 철도의 2배 가량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말 탑승률 100%, 주중 탑승률 80%이상이니, 결과는 대박!!!! 


하지만 높은 인기 덕분에 예약은 필수!!! 
많은 관광열차들이 금~월 사이에 하루에 1~3편 만 운행하며, 2량 편성 전석 지정석이라 당일 탑승은 굉장히 어렵다. 
일본에 입국하자마자 JR하카다역으로 달려가 탑승 3~4일 전에 예약을 했지만, 직원들의 친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열차의 반 정도만 확보할 수 있었다. 캔슬의 기대감을 걸고 수시로 역에 가서 체크했지만, 일본인들의 높은 신용도와 철저한 예약문화에 오히려 존경심이 들었다. (덧붙여 일본 철도승무원들의 친절함에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았다.)


큐슈신칸센이 전선 개통되고 한 달 후, 이부타마는 기차와 함께하는 사츠마반도 관광활성화를 위해 2011년 4월에 첫 데뷔했다.








이부스키노타마테코(指宿のたまて箱, 이부스키의 작은 상자, 줄여서 이부타마)는 용궁 설화를 컨셉으로 제작되었다.


우라시마 타로(浦島太郎)의 이야기와 열차 컨셉

어떤 맑은 날, 우라시마 타로라는 젊은 어부가 낚시를 하던 중 작은 거북이 한 마리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걸 발견한다. 타로는 거북이를 구해주고 바다로 돌아가게 했다. 다음 날, 거대한 ⑷ 거북이가 나타나 그가 구해준 거북이가 용왕의 딸이며, 용왕이 보답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타로는 ⑷ 용궁성에 가서 용왕과 공주를 만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며칠이 지나 타로는 고향이 그리웠고, 그녀에게 떠나게 해달라고 말했다. 공주는 어떤 일이 있어도 ⑴ 절대 열어보지 말라며 이상한 상자 하나를 주며 떠나보낸다. 그러나 바깥 세상은 이미 300년이 지난 후였고, 그의 집과 어머니는 모두 사라져 있었다. 슬픔에 빠진 타로는 별 생각 없이 공주가 준 상자를 열어 보았다. 그 안에서 ⑵ 
하얀 구름이 나오더니타로는 갑작스레 늙어버려 검었던 머리가 백발이 되었다.
/ 발췌 : 위키피아 수정 발췌

⑴ 열차 명칭은 指宿のたまて箱 (이부스키의 작은 상자)로 명명 되었다.
⑵ 열차 문이 열릴 때 (= 상자가 열림) 문 위에서 수증기를 분사한다.
⑶ 열차의 색채를 타로의 변해버린 머리에서 착안헀다. 흑백으로 명확하게 나뉘어 있어 산 쪽에서 바라보면 검은 열차고,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하얀 열차다. 
⑷ 객실 시트는 일본 전통미가 가미된 바다세상을 표현했고, 객석도 거북이를 형상화 했다.






객실은 2량 편성이다. 용궁세계를 일본전통감각으로 표현한 객실시트와 남큐슈산 목재 인테리어는 승객들에게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선사한다. 객석은 설화에 나오는 거북이에서 착안했다.
유달리 흔들림이 많은 노후된 철도라서 곳곳에 손잡이를 설치해서 승객들의 안전에 섬세한 신경을 썼다. (JR큐슈에서 이 노선은 유독 엉덩방아가 잦다. 하지만 이 노선의 매력 중 하나는 엉덩방아다.)



 
화사한 남국의 햇살이 스며들 수 있도록, 목재재칠의 햇살막이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채광을 연출한다. 
객실 한 편에 소박한 간이매점과 기념품공간, 화장실이 있다. 





바다를 향한 라운지형 회전좌석, 3개의 어린이용 좌석, 객실 중간에 위치한 서재는 이부타마 관광특급열차만의 독특함이다. 마치 움직이는 바다 옆 독서카페에 온 것 같다. 





LCD모니터는 열차의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일본어는 물론 한글, 영어, 중국어까지 지원하고 있다. 모니터 바로 앞에 기념승차증과 스탬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추후 관광열차가 도입되면 열차탑승을 기념할 수 있는 이벤트와 추억거리가 가미되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 일본관광열차들은 지역특산품을 판매함으로써 특산물 홍보에도 큰 공헌을 한다. (때때론 열차 덕분에 특산품이 창조되기도 한다.)
이부타마는 지역 특산 푸딩(400円)을 열차한정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찌질한 여행자라서 먹어보진 않았지만 드셔본 분의 말씀으로는 굉장하다고....




기차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다 순박하다.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향수를 그리워하거나, 독서를 즐긴다. 나는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음색을 음미하며 잔잔한 기차여행을 즐겼다.




우리나라도 풍광이 수려한 철도구간이 많다. 고속철도의 등장은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다. 풍경이 좋은 기존 로컬선은 개선된 접근성과 함께 지역관광발전에 상호 상부상조했으면 좋겠다. 이번에 소개한 '이부타마'는 그간 조명 받지 못했던 사츠마반도를 '신칸센 + 관광열차' 개통으로 재조명시킨 사례다. 이번 전라고속철도의 개통과 발맞추어 기존 전라도 단선철로를 활용해 지역관광과 연계한 훌륭한 관광상품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JR이부스키마쿠라자키센의 가고시마~이부스키 구간은 사츠마반도의 해안을 달리지만 바다를 볼 수 있는 구간은 의외로 많지 않다. 가고시마 시가지를 벗어나 조금 더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가고시마의 상징인 화산섬 사쿠라지마를 배경으로 한 바다가 숨박꼭질을 하듯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관광특급 하야토노카제의 주연배우였던 사쿠라지마의 우정출연은 바다풍광을 비경으로 만든 감칠맛 넘치는 조연배우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마을들이 마라톤 하듯 바톤을 주고 받는다. 평화로운 남국의 정서에 젖어들다보면 기차는 이브스키에 진입한다.








JR이부스키역에서 모래찜질로 유명한 스나무시 카이칸 사라쿠 (砂むし会館 砂樂)까지는 도보로 20분 걸린다. 버스로 5분 거리지만, 배차간격이 한 시간이라 걷는게 더 빠를 수도 있다. 역에서 나와 바다까지 걸어나간 후 바다를 왼 편에 두고 쭈~~욱 쭈~~~욱 산책하다보면 그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유카타를 입고 돌아다닌다. 그래서 지도가 없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온천마을 아니랄까봐 역 앞 광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무료족탕이 반기고 있다.





고요한 시골도시.. 대부분 업소들이 문을 닫았고,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시간이 멈춘 마을을 홀로 산책하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사라진 마을을 지나 바다와 조우했다. 날씨도. 바다도. 시원시원하다.
친절한 바다는 무료족탕까지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난 우아하게 모래찜질을 받을 분이기에.....패쑤!!!





스나무시 카이칸 사라쿠 (砂むし会館 砂樂) ★★★★★ - 세계 유일 천연모래찜질을 경험하다.

 

스리가하마 해변의 모래사장 바로 아래는 뜨거운 온천수가 흐른다. 그래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천연모래찜질을 경험할 수 있다. 위장병, 류머티즘, 빈혈, 미용 등에 좋아 해마다 3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입장 후 샤워를 한다. 유카타를 입고, 수건과 카메라를 들고(★중요!!) 모래사장으로 나가면, 온 몸을 모래로 덮어주고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모래를 약간 덮은 것 같은데 두꺼운 이불 5장은 덮은 듯 무겁다. 모래에서 발산되는 열기는 몸을 후끈거리게 하며, 시원한 바닷바람은 머리를 맑게 한다. 냉온의 인체에너지를 상하로 바꾸며 기를 맞춘다. 뜨거워진 몸이 온도에 적응되면 나른나른 해지며 눈이 감긴다. 파도소리에 집중한다. 이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단어. "행.복" 캬~

10~15분 정도 행복을 느끼다 일어나면, 자신의 몸 냄새가 얼마나 고약한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흠뻑 땀에 젖어 있다. 심보 고약한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 유카타가 살짝 벗겨지면서 난 졸지에 여고 앞 바바리맨이 되어버렸다. T_T;; 할머니들의 안구를 호강시켜준 후 창피한 마음에 슬리퍼도 팽개쳐두고 신데렐라왕자님이 되어 후다닥 대중탕에 흡수된다. 노천탕이 아니라 아쉬웠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사우나를 즐기니 가슴이 열린다. 그리고 다시 난 여행을 떠난다.



스나무시 카이칸 사라쿠 (砂むし会館 砂樂) ★★★★★
◎ 홈페이지 | www11.ocn.ne.jp/~saraku/
요금 | 900円 (수건대여료 100円추가)
개관 | 08:30~21:00 (12:00~13:00는 휴식) 연중무휴

◎ 교통 | JR이부스키역에서 도보로 20분 또는 버스로 5분 (120円) 일행이 3~4명이면 택시추천 (약 600円)
◎ 참고
     - 천장이 있기 때문에 눈이나 비가 와도 즐길 수 있다.
     - 역에서 도보로 20분 걸려도 바닷가를 산책하며 걷기에 분위기 쫌~ 난다. 







 

▣ 운행구간 및 운행일 | 가고시마추오(鹿児島中央) ~ 이부스키(指宿) / 매일 3회 운행 전석지정석 (중간회전 좌석추천!!)

 



▣ 패스여부 | JR Pass, JR Kyushu Pass (전구역만) 소지시 무료!! (※ 전석지정석 - 예약필수!!!)


여행코스 | 이 지역은 볼거리보다는 온천이다. 

    [핵심코스] JR이부스키역 → 스나무시 카이칸 사라쿠 (砂むし会館 砂樂)모래찜질 or 헬시랜드 바다온천 → 가고시마 복귀. 

    + 열차매니아라면 일본 최남단역인 JR니시오야마역 JR西大山駅 (이모씨님 블로그 링크) 도 가볼만 하지만 
      중간에 환승해야 할 뿐더러 2시간에 한대 편성되어 있어 짧은 일정의 여행자라면 낭비시간이 많다.

    + 시간이 여유롭다면 이케다호수, 치란 사무라이 마을을 여행하자. 단,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 기념승차증



▣ 주의사항
    - 워낙 인기 높은 열차라 주말에는 며칠 전에 예약해야 좌석이 있다.

※ 본 정보는 2011년에 근거합니다. 기차정보는 자주 변경되며 저 역시 틀린 정보를 기입할 수 있으니 명확한 정보는 별도 검색하시길 바랍니다. 변경되었거나 잘못된 정보는 리플로 알려주시면 2014년까지만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 본 포스팅은 코레일기자단 3기로 송고되었습니다.
※ 글 작성에 도움을 주신 코레일, 일인승무 최지웅님께 감사드립니다.
※ 평소 제 여행을 도움을 주신 JR, Korail, 여행박사, 이오스여행사, 재팬인사이드 외 본 포스팅의 상업적 활용은 제 허락 없이 불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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