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명의 근원인 아테네는 로마처럼 고대 유럽문화가 짙게 베여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몇몇 고대유적지만 옛 영광의 흔적을 희미하게 남겼고, 사라진 자리에는 시멘트건물들이 도시를 메웠다. 그래서 고풍스러운 고택들이 거리에 가득한 유럽을 상상했다면 아테네는 약간 실망스럽다. 하지만 신타그마부터 파네피스티미우거리는 서유럽의 감성을 찾을 수 있다. 일대를 서유럽으로 만든 1등 공신은 단연 덴마크 건축가 한센형제다. 자피온, 국립도서관, 아카데미 등 대부분 유럽풍 건축물을 한센형제가 건축했다.
자피온과 국회의사당 사이에 위치한 정원이다. 조경이 훌륭하진 않지만 시멘트 도시에서 아크로폴리스와 함께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1896년 제 1회 아테네올림픽의 행사를 위해 1888년 한센형제에 의해 국립정원에 건축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올림픽위원회장으로 쓰임으로써 그때부터 현재까지 줄곧 세계 화합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리스 독립 초대국왕인 오톤왕(Otto, 바이에른왕국의 루트비히1세의 차남)에 의해 1840년 신고전주의양식으로 왕궁으로 건축했다. 오톤왕 폐위 후 2대 왕 요르요스 1세(George 1)때 화재로 손실된 것을 1957년 국회의사당으로 재건했다. 바로 앞에는 전쟁 중 죽은 그리스 군인들의 영혼을 기린 무명용사의 비가 있다. 그리스 정통 복장을 입고, 국회의사당과 무명 용사의 비를 지키는 마네킹 같은 군인들이 꽤 인상적이다.
신타그마는 헌법광장이란 의미로 서울 시청광장처럼 시민광장이다. 그리고 아테네 최대 번화가이기도 하다. 거대한 쇼핑몰은 없지만 마치 서울 명동처럼 다양한 상점들과 노천카페들이 오밀조밀 몰려있다. 그리스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이어도 신타그마 만큼은 예외였다. 샵들은 손님들로 가득했고, 노천카페는 자리가 없었다.
이렇게 호황을 누리는 광장 한편에선 서민들의 삶의 절규가 한창이었다. 삶의 외침을 부르짖는 이들과 노천카페에서 여유를 부르는 시민들을 보고 있으니 그리스의 빈부격차가 실감난다.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옴모니아로 넘어가니 대부분 상점이 폐업했으니 그리스 경제가 굉장히 좋지 않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테네 부유한 동네 신타그마와 어둠의 동네 오모니아를 이어주는 거리는 의외로 학술거리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아카데미를 세운 것이 현재까지 명성이 이어졌다. 현재 아카데미 앞에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국립도서관, 아테네국립대학, 아카데미를 모두 자피온을 건축한 덴마크 건축가 한센형제가 건축했다. 만약 이 건축물들이 아테네에 없었더라면 유럽다운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아테네는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 아테네 어디서나 조망되는 공중도시 아크로폴리스가 도시 야경을 신비롭게 만든다. 아크로폴리스 아래 스포라이트를 받은 유적지들과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노천카페들이 아테네의 밤을 감성으로 물들인다.
영화 'Before Sunrise'처럼 기차여행도중 직업이 모델이신 일본 숙녀분을 만나 이곳에서 담소를 나누었다. 들어오는 순간 아테네의 수려한 야경이 드넓게 펼쳐지니, 몽환적인 비경앞에서 우리는 좀처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크로폴리스와 리카비토스언덕의 로맨틱한 야경이 마음을 끊임없이 훔쳤다. 다시 각자의 길을 떠날 때, 그녀는 아름다운 공간을 알려줘서 무척 고마워했다. 만약 이곳이 아니였었다면 이방인이던 그녀와 나는 친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리카비토스 언덕에서 아크로폴리스만 볼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서 둘 다 볼 것인지 선택은 알아서...
하지만, 리카비토스 언덕으로 향하는 왕복교통비(지하철+푸니쿨라)비용이면 이곳에서 음료수와 함께 로맨틱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
◎ 요금 | 식사는 15~30€, 에피타이저와 디저트류 약 7€, 아이스크림와 음료수 5~9€
참고로 티타니아호텔 숙박비도 10만원선으로 저렴한데, 저렴한 방은 야경이 보이지 않고 일본 비즈니스호텔과 비슷한 느낌이다.
하지만 테라스가 딸린 디럭스룸은 시설도 좋고, 서비스도 훌륭하며, 아테네 야경이 조망된다.
호텔 티타니아 호텔 조식뷔페는 꽤 훌륭한 편이다.
◎ 교통 | 오모니아역에서 Penepistmio역 방향으로 도보로 약 3분 정도. 하지만 오모니아역이 출구가 너무 많아 헷갈린다. 티타니아호텔은 오랜 역사를 지녀서 상인이나 지하철직원에게 물어보면 잘 알려준다. 하지만 오모니아 주변은 유럽의 대표적인 우범지대다. 티타니아호텔쪽은 아카데미로 향하는 대로변에 있고, 경찰들이 골목골목 배치되어 있어 오모니아에서도 상대적으로 치안이 양호하다. 다만 오모니아에서 남쪽인 모나스트라키쪽은 밤에 돌아다니기엔 다소 위험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티타니아호텔에 투숙해서 밤에 오모니아를 방황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 참고사항
학술제가 자주 열리다 보니 테라스카페는 대부분 깔끔한 차림이다. 너무 배낭여행자티를 내면 좀좀좀 눈치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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