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을 걸어본 적 있는가?"
칼데라 절벽 위로 고급리조트들이 살며시 눈 내렸다.
느닷없이 갑작스레 나타난 아름다운 풍채를 처음 본 순간
심장이 너무나도 두근거려
몸에서 빼내고 싶었다.
그 잔영은 오래도록 치유될 수 없었고,
카메라가 아닌 눈 깊은 곳에 각인하고 싶었기에
왕복 2시간 거리의 길을 늦은 밤까지 3번을 왕복했다.
:: 이메로비글리 Imerovigli ::
지중해 옆 천국의 계단은 고급리조트마을인 이메로비글리에서 시작한다.
이메로비글리의 고급리조트인 <Above Blue>에 여정을 풀고
렌터카로 피라마을을 가려던 찰나
직원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렌터카가 아닌 해안길을 걸어가라며 조언했다.
"Special & Fantastic Memories in Santorini"
직원분의 조언으로 차를 이용한 바쁜 여행이 아닌 발로 하는 느긋한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가이드북에 소개되지 않은 이 길은
<이메로비글리 ~ 피로스테파니 ~ 피라>
로 이어지며 도보로 약 40분~1시간 가량 소요된다.
1시간의 산책은 쉴 틈 없이 감탄사가 나올 만큼
35년간 거닌 그 어떤 길보다 아름다운 비경이 영화처럼 스쳐지나간다.
:: Dream Luxury Resort 앞에서 바라본 Firostefani ::
이메로비글리에서 걷다보면 피로스테파니 마을로 진입직전
제주 올레길 분위기와 흡사한 길이 나온다.
그 길 중간에 Dream Luxury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나온다. (파란 바탕에 표시판이 있으니 유심히 봐야한다.!!)
Dream Luxury Resort의 입구에서 바라본 경관은 위 사진처럼 이 길 최고의 뷰포인트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느닷없이 나타난 황홀한 경관에....
난 심장을 빼내고 싶을 만큼 두근거렸다.
:: Firostefani ::
소박함이 빛나는 Oia와 달리 Firostefani는 고귀함이 빛나는 보석.
칼데라 절벽 따라 형성된 마을은 고급리조트와 고급레스토랑으로 가득하다.
가벼운 발걸음과 무거운 쓸쓸함이 혼란스럽다.
함께 이 길을 걸었다면 그녀는 마냥 좋아했을 텐데....
뺨을 스치는 지중해의 바람이 속삭인다.
'내려놓아야 할 인연은 이제 놓아주라고.....'
:: Fira ::
혼자만의 고독함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토리니의 중심인 피라임을 직감했다.
그간 봐왔던 마을들과는 다양한 색감이 매력이다.
그리고 다른 마을에서 볼 수 없었던 지중해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지중해의 일몰은 달콤한 레드와인이다.
이메로비글리의 몽환적인 야경
왼편 끝자락에서 은은하게 빛을 자아내는 마을이 바로 Oia다.
Firostefani의 밤은 지중해 위에 은하수가 공중에 떠 있었다.
은하수 수놓은 천공의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가고 있었다.
피라마을의 감동적인 야경도 결국 내 마음을 훔쳤다.
그리고 난 훔친 감동을 가슴 속 깊이 숨긴 채
이메로비글리로 돌아왔다.
하늘연못의 인생 '최고'의 감동적인 산책
2011년 6월 4일, 천국의 계단을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