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우리나라 ■■■/[특집] 호텔&리조트 탐구

[한국 서울] 고향의 향수와 푸근한 인심이 매혹적인 한옥, 연우하우스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되돌이표 삶 속에 뜬금없는 쉼표는 간절했다. 집근처에서의 뜬금없던 하룻밤에 난 중독되고 말았다. 마음이 무거울 때면 읽고 싶은 책 한 권 들고 북촌 한옥마을을 다시 찾을 것이다.

여행은 이탈이다. 현실적인 일탈이 아닌 마음의 일탈이 중요하다. 현실도피성 여행중독자들이 정의하는 여행은 더더욱 그렇다. 연우하우스에서의 하루는 혼탁했던 내 맘을 말끔하게 씻어주었다. 





 

한국 서울 | 북촌 한옥마을 연우하우스의 첫째 날 2010 ★★★★★


마을 지리에 익숙지 않아 주인 아주머님께 전화했더니 5분도 채 안되어 마중 나오셨다. 마치 시골집에 놀러 온 손자를 마중 나온 듯 한 인상이었고, 그런 느낌은 퇴실할 때까지 변함 없었다. 친할머니께선 내가 놀러갈 때 마다 항상 밥부터 먹었냐고 물어보셨는데, 연우하우스 아주머님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래서일까? 불현듯 병상에 누워계신 친할머니가 정말 보고 싶었다.


 

연우하우스는 북촌 한옥마을 가회동 중심에 있어 위치가 좋다. 안국역 도보 10분, 한옥마을 중심인 마을버스 '돈미약국'정거장에서 도보 2분 거리다. 가회동 카페거리와 박물관, 정독도서관이 도보로 가까운 거리다. 산책삼아 성균관대학교 후문으로 향하는 길로 쭈욱 올라가면 근사한 서울야경은 덤이다.


 

대문열고 들어가면 조그마한 정원을 지닌 아담한 한옥이 나온다. 아쉬움이 있다면 편한 생활을 위해 어르신들께서 거주하는 공간을 현대식(사진 왼편)으로 확장하셨다. 그래서 마당이 좁아졌고, 서까래의 일부분이 집안 내부로 들어갔다. (오히려 할아버지께서는 서까래를 마루에서 볼 수 있어 좋아하셨다.) 어린 시절 한옥에 살아서 전통한옥의 장단점을 알기에 그 부분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규모는 아담하다. 객실은 오직 2개뿐.... 주인 내외분이 거주하는 안채와 별도로 있어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는 좁은 공간에서도 보장된다. 


★ 북촌한옥마을 한옥민박의 종류
'락고재'와 같은 5성급(?) 한옥을 제외하면 북촌 한옥마을 숙소는 크게 2부류로 나뉜다.
유진하우스나 티게스트하우스처럼 다소 큰 규모의 6~8개의 방을 지닌 곳이 있고, 내가 묵은 연우하우스나 마루 게스트하우스처럼 두어 개의 방으로 민박집처럼 운영하는 곳이 있다. 큰 곳은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해 외국인 친구들과 담소 나누기 좋고, 소박한 곳은 자기 자신만의 여유를 가꾸며 주인 내외분과 소통하기에 좋다.



 

대문 옆 문간방은 미니냉장고와 툇마루가 있어 감성적이다. (숙박객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주인분께 양해를 구하고 촬영했다.)


 

내가 묵은 구석방(?)은 비록 툇마루와 냉장고는 없었지만, 큰 창문과 소박함이 좋았다. 인테리어라고 해봐야 주인할아버지의 작품이 걸려있는 것이 다지만,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문을 열어보니 좋은 호텔에서 느낄 수 없는 한옥만의 감성이 단아하게 느껴졌다. 

모든 객실에 에어콘과 개인 화장실이 있으며, 벌레퇴치 홈키퍼도 있다. 다행히 TV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소박한 규모의 한옥에서 TV가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옥에서 사색하고, 책도 읽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데, 옆방에서 TV소음이 들린다면 분위기를 확 망칠 것 같지 않은가?


 

방마다 개인화장실이 있으며, 샴푸, 비누 등 기본적인 물품은 구비되어 있으니, 치약 칫솔만 준비하자. 


 

고요함이 가라앉은 한옥마을과 저 멀리 보이는 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구경 후, 숙소로 돌아와 시원하게 샤워한다. 그리고 툇마루에 앉아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귀뚜라미합창단의 오케스트라와 동네 개짓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서울에 있으면서도 마치 ''라는 자아가 시골로 흡수된 느낌이다. 연우하우스는 날 동심으로 돌려준다. 좋은 기분에 바보처럼 실실 웃어본다.

웃음도 지겨우면 책을 읽고, 책도 지겨우면 인터넷질에 열중한다. 그러다가 궁뎅이를 벅벅 긁으며 뒹굴뒹굴.... 살며시 잠든다. 




한국 서울 | 북촌 한옥마을 연우하우스의 둘째 날 2010 ★★★★★



 

새벽이 오자 시골에서 듣던 맛있는 소리가 들린다. 팔을 쭈욱 뻗쳐 문을 열어보니 상쾌함이 흡수된다. 

6시에 일어나 주인할아버지와 함께 한옥마을과 삼청공원을 함께 산책하고 오는 것이 연우하우스만의 특별함이지만, 회사업무로 인해 산책은 패스했다. 할아버지께서 산책을 통해 손님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 하셨는데... 죄송할 뿐....


식사와 담소를 즐기다보니 할아버지의 역사지식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서울에 남대문, 서대문, 동대문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북대문이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북대문은 몇 년 전까지 김신조 간첩루트에 있어 보안을 이유로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았다. (현재는 개방되어 있다.)


 

식사를 하기 위해 본채에 들어가는 순간 할아버지께서 서예에 열중하고 계셨다. 할아버지의 취미는 서예와 문인화. 오래도록 붓을 잡아보신 분답게 필체에서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또한 농사, 역사, 산행의 취미도 갖고 계셨다.


 

다른 게스트하우스처럼 간단한 조식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주인 아주머님의 정성이 가득한 상다리 휘어진 밥상이 차려진다. 주인아주머니께서 음식솜씨는 없지만 재료와 정성만큼은 누구 못지않으니 맛이 없더라도 맛있게 먹어달라고 당부하셨다. 착한 나이기에 아주머님의 당부 따라 큰 기대 없이 맛을 봤는데, 웬걸 눈물 나도록 맛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재료는 주인내외분이 직접 재배하신 흙의 정기를 듬뿍 흡수한 유기농들이며, 고기도 일대에서 가장 맛있는 정육점에서 구매 하신거라 하신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스러움이 가미된 반찬과 밥들은 훌륭한 맛으로 미각을 즐겁게 해주었다. 어디 정성뿐인가!!! 많이 먹으라며 시골 할머니들이 그랬던 것처럼 찬을 밥위에 올려주시기도 하며, 빈 그릇에 밥과 국도 넉넉하게 더 퍼주신다. 덕분에 평소 반공기만 먹는 소식가가 무려 두 공기를 먹게 되었다.
세 공기째 퍼주시려 하자, 더 이상은 힘들어 미안한 마음 무릅쓰고 거절해야만 했다. T_T;; (죄송합니다.)
그.런.데!! 부엌으로 가시더니 요거트 좀 맛보라며 손수만드신 유기농 요거트를 주셨다. 손수 만드신 거라 그런지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더 맛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정녕 끝난 줄 알았는데, 또 부엌으로 가시더니 사과 좀 먹으라며 사과도 깎아 오셨다. 
외국인이 오면 한복체험과 소주와 막걸리와 파전도 대접해주신다고 한다.
이렇게 황송한 밥상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주인내외분이 거주하는 안채의 특이한 점은 툇마루와 서까래가 내부로 들어왔다는 점. 한옥이 냉난방과 부엌구조가 불편해서 마당을 약간 없애고 서양식으로 생활공간을 확장하셨다. 아드님은 한옥의 느낌이 살지 않는다고 싫어했지만, 할아버지께서는 냉난방이 잘되는 실내 툇마루에 앉아 서까래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냐 좋냐며 좋아하신다.


식사를 마친 후 서예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우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방명록을 보여주시면서 외국인들의 재미난 추억거리들을 이야기해주셨다. (1,2번째 사진) 그리고 서예체험을 통해 숙박후기를 남기면, 할아버지께서 손수 쓰신 글을 선물로 주신다. (4번째 사진)


내가 쓴 서예체험 숙박후기. 악필인 내가 쓰고도 놀래 자빠질 뻔 했다. 우하하하핫
 

연우하우스 옥상에서 바라본 한옥들의 기와들은 하나같이 단정하고, 연우하우스의 내부 역시 소박하고 단아하다.  


하룻밤의 행복도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어린 시절 고향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난 뒤를 하염없이 되돌아 봤다. 오늘도 뒤를 돌아본다. 뛰어난 시설의 숙소는 아니다. 하지만 강한 이끌림이 숨어 있다. 그 이끌림은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한옥에 대한 짙은 향수와 주인 내외분의 따스함일 것이다. 대문을 나서면서 할머니집에 들렀다가 가는 그 느낌이 강렬했다.

주인아주머님이 그러셨다. 나중에 혹시 이 동네 올 일이 있으면 밥이라도 한 숟갈 뜨고 가라고.....
주인할아버님이 그러셨다. 굳이 10시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라고......

그리고 떠나는 난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연우하우스에의 하룻밤을 통해 깨닫는다. 한옥은 소통의 공간이자, 情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비록 크리스찬은 아니지만 내 방문에는 오종렬 할아버지께서 직접 써주신 글씨가 걸려있다. 글씨를 볼 때마다 연우하우스의 온화함이 그리워진다.

 

 

▣ 연락처: 02-742-1115 / 019-437-1115 (홈페이지는 없음)

위치: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도보로 10분 이내, 또는 안국역 2번 출구 앞 또는 종로 YMCA앞에서 성균관대학교행 2번 마을버스 탑승 후 <돈미약국>하차 후 도보 2분. 가회동 한옥마을 중심에 있다. 못 찾을 것 같으면 돈미약국 맞은 편 패밀리마트에서 전화하면 마중 나옴.


숙박비: 객실과 인원수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조식포함 1인당 약 35,000~50,000원이다.

체험활동: 오전 6시 한옥마을과 북대문 산책 / 8시 유기농 아침밥상 / 서예체험 (선물증정)
                    외국인 숙박객들에게는 한복체험과 소주 막걸리 파전 체험
                    숙박객 체험비용 없음
 
장점
    - 시골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주인내외분의 푸근한 정
    - 신선한 유기농 재료와 정성스럽게 조리한 아침 밥상 (완전 강추!!)
    - 숙박객들에게 무료로 진행되는 서예체험프로그램과 선물
    - 주변에 감성적인 박물관과 세련된 카페가 많다.
    - 서울 야경은 덤!!!
    - 빵빵 잘 터지는 무선인터넷
    -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단점
    - 단순한 인테리어정도? (좋게 말하면 꾸밈이 없다.)

총평
연우하우스는 다른 한옥게스트하우스처럼 세련된 감각의 인테리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은 이들의 평이 좋은 이유는 인테리어 이상의 따스함과 고향의 향수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호텔이나 펜션에서 인테리어는 중요한 고려대상이지만 한옥은 인테리어보다는 한옥이 던져주는 꾸밈없는 멋과 주인과 객과의 소통 그리고 한국전통문화를 얼마나 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연우하우스는 매력이 철철 넘치는 한옥이다.  
주인내외분이 보고 싶다는 생각..... 묵어본 이들은 공감할 것이다.

서울에서의 삶이 답답할 때 기분전환 겸 하룻밤 자고 오기에 정말 강추!!!!
시골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따스한 정이 그리울 때도 강추!!!
외국인친구들에게 한옥에서의 하룻밤과 한국전통문화체험을 소개하고 싶을 때도 강추!!! 
단, 친구들과 모여 MT삘 나게 시끄럽게 소주마시면서 놀기에는 비추!!! (이럴 분들은 한옥이 아닌 콘도로 가시길....)
연우하우스 덕분에 한옥매니아가 될 것 같은 느낌!!!!

 

 

 

 


 

하늘연못 한옥서포터즈 포스팅목록 (링크 클릭!!)
[한국 서울] 북촌한옥마을 야경, 카페 디어프렌즈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서울] 고향의 향수와 푸근한 인심이 매혹적인 특별한 한옥체험, 연우하우스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서울] 삼청동의 맛 - 차 마시는 뜰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서울] 고즈넉한 홈파티를 즐길 수 있는 젊은 한옥, 사간동 9번지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 황실한옥 승광재, 다도한옥 설예원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 숙소탐방 (전주한옥생활체험관, 동락원, 아세헌)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 길을 거닐다, 한옥마을야경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 볼거리 (경기전, 최명희문학관, 교동아트센터, 정동성당, 전주항교)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한국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 맛집 (베테랑, 상덕카레, 마패, 외할머니솜씨, 고신)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hanok.visitkore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