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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특집] 마을산책의 로망

[한국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 길을 거닐다, 한옥마을야경 /하늘연못in한옥서포터즈2기



서울 북촌한옥마을에서의 애틋했던 추억이 바람 되어 날 전주한옥마을로 이끌었다. KTX와 무궁화호를 적절히 조화를 이룬 기차여행은 오늘따라 감성적이다. 기차 안에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음미하는 따스한 커피향도 좋았고, 잔잔한 피아노 선율도 낭만이었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전국의 유명한 한옥마을은 여기저기 가봤지만 전주한옥마을과 서울북촌한옥마을처럼 젊은 감성을 입은 한옥마을은 없을 것이다. 비빔밥도 오리지날이 좋을 때도 있지만, 때론 퓨전도 좋을 때도 있지 않은가~

전주한옥마을은 교동(校洞)과 풍남동(豊南洞) 일대 7만 6320평에 800 여 채의 한옥들이 젊은 감각의 감성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퓨전카페, 전통음식점들과 염색, 다도 등의 다채로운 전통문화체험행사와 최명희문학관, 동학혁명기념관, 교동아트센터 등 문화예술공간들은 여행자들과 소통하며 감수성을 자극시킨다. 그래서 전주한옥마을은 걷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여로가 된다는 소문이 틀린 말은 아니다.

친구들과 함께 전주한옥마을에 입성했을 때, 친구들은 한옥마을의 감성에 탄성을 자아냈다. 우리는 감성을 듬뿍 만끽하며 느릿느릿 거닐다가 어렵사리 예약해둔 황실한옥 승광재에 짐을 풀었다. 


전주한옥마을의 외진 곳에 위치한 왕따 이정표.


태조로는 전동성당~경기전~오목대까지 이어지는 한옥마을의 중심대로. 한옥마을은 길마다 다양한 개성을 지녔다. 은행로는 맛집과 카페들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리모델링된 세련된 길이며, 최명희길은 낮은 돌담길이 매력으로 길 양쪽으로 개방된 한옥들 사색을 음미케 한다. 향교길은 우리나라의 70,80년대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한다. 

 
태조로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한옥마을 관광안내소. 한옥마을 지도와 오늘의 행사를 알 수 있으니 한옥마을을 심도 있게 여행하려면 한번 즘 들러보면 좋다. 체험행사와 관련해서 직원분들에게 여쭤보려 했지만 너무 바빠 보여서 그냥 패스!!!


관광안내소 인근에 위치한 24시간 슈퍼마켓은 밤이 되면 오아시스다. 여기 아니었으면 우리들의 밤은 우울할 뻔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옥마을에서 24시간 편의점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관광지의 슈퍼마켓이면 바가지와 불친절이 연상되는데 여기는 가격과 친절 모두 선하다.


오늘 제7회 전북 청소년 차예절경연대회로 인해 공예품전시관과 전통문화마당, 전주명품관에는 한복을 차려입은 많은 이들로 북적거려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했다. 난 평소에 한복을 즐겨 입고 다니기에 전주한옥마을 올 때도 한복을 입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다음번에는 고민 없이 한복을 입어야 겠다. 여기 나의 한복동지들이 참 많구나.


단아한 한복을 입은 젊은 처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쓰라린 내 옆구리가 더욱 아파온다. 젊은이들이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참 오래간만이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고,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다들 단아한 성품을 지닌 것 같다. 
그런데 왜 난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 북조선 같지? 우리나라에서 한복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민족의 문화유산과 정체성도 서구의 물결에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최근 옛 정서를 되찾으려는 움직임들이 자주 보여 위안이 된다. (적어도 나 역시도 평소 한복을 입고 다니지 않는가!!!) 


서울에 살아서 그런지 명품관하면 왠지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서구의 명품제품들이 떠오른다. 우리 것들도 명품인데 언제부터 나의 뇌속에 서구의 명품들이 소위 '명품'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반성하자!!!


미래와 전통은 공존한다. 그 교집합에 현재가 존재한다. 전주한옥마을은 그 교집합의 범주가 매우 크다.


우리가 터를 잡은 승광재와 한울타리인 설예원 직원들이 어디 가셨나 했더니, 오늘 다도 행사장에 참여하셨다. 설예원 뿐만 아니라 전주에서 차라고 하면 어깨 좀 으쓱거릴 수 있는 업소들이 참여해서 다도와 다식을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태조로와 은행로가 교차하는 한옥마을 교통의 요지(?) 모심카페와 물레방아.... 


은행길은 젊은 감각의 세련된 음식점들과 시냇물이 흐르는 전주 도보여행의 백미다. 길거리를 가득 메운 노점상들과 여행객들, 유유히 흐르는 시냇물들은 모두가 율동적이다. 마치 축제같다.


은행길 끝자락의 소박한 정자와 물레방아는 도보여정에 사소한 휴식을 부여한다. 


600년 된 은행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사진 속 노부부처럼 나도 늙으면 동반자의 손을 잡고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빌어보았다. 


전주한옥마을의 대문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항상 열려있다. 최명희문학관 근처에서 다문화어울림한마당이 펼쳐지고 있었다. 중국, 태국,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민들과 유학생들이 자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전통공간에서 다른 나라의 전통문화와 함께 공존하려는 움직임이 참 보기 좋았다. 


행사장 한편에 각 나라 전통음식 체험관이 준비되어 있었다. 모든 음식은 무료로 제공되었지만, 내 입은 토종된장인지라 몇몇 음식은 좀 힘들었다는 슬픔이...T_T;;;



은행길 남쪽에는 네티즌들이 열광했던 카페인 호랑, 외할머니솜씨와 다문 한정식집이 있다. 내려가면서 본래 이 모든 곳을 다 섭렵해주려 했으나 다문은 풀 예약제로 운영되며, 호랑은 임시휴업이란다. T_T;; 결국 외할머니솜씨에서 미각에 짜릿한 행복을 주며 친우들과 담소를 떨다가 다시금 여행을 나선다. (외할머니솜씨 완전 강추!! 2번 갔다.) 


은행길을 걷고 있으면 557m나 되는 시냇물소리가 귓가에 감돈다.    


거리의 아티스트


한옥마을 길 위에서 감성과 사색을 느끼다.


우체국 앞에 불법주차(?)되어 있는 이쁜 자동차....  나에게 가족이 생긴다면 저런 자동차로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아날로그라이프를 즐겨보고 싶다.


오목대 뒷동산에서 바라본 한옥마을의 단아한 풍경. 머리만 쏙쏙 내민 기왓지붕들의 오밀조밀함이 정겹다. 저 멀리 아파트가 분위기를 살짝쿵 깨는구나...


전주한옥마을의 야경을 접하기 위해 찾은 오목대에는 젊은 춘향이와 이몽룡이 여기저기 자리 잡고 누워 있었다. 연인들의 성지에 불쑥 찾은 이방인은 친구들과 비굴한 솔로예찬을 찬양하며 그들의 애틋한 분위기를 위해 살짝 자리를 피해주었다.


오목대에서 내려오며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야경에 심취되어 본다. 불빛이 좀 더 있었더라면 아름다울텐데... 한옥마을은 일찍 잠든다. 


경기전 입구의 야경


해가 진 은행로는 잔잔한 음악과 와인을 그립게 한다. 와인 따위 향유할 수 없는 공기주머니를 지닌 우리들은 인근 전통찻집에서 럭셔리한 쌍화차를 시켜놓고 소박한 담소를 즐긴다. 슬슬 졸릴 무렵 슈퍼마켓에서 캔맥주와 오징어 몇 개 사들고 귀가한다. 늦은 밤까지 수다마라톤이 이어질꺼란 예상과 달리 피곤에 절어 피식피식 쓰러졌다.  

한옥마을의 야경은 그렇게도 고요히 흘러갔고, 꽃피웠던 돌담길의 감성화도 고요히 잠든다.




 


 


http://korean.visitkorea.or.kr/kor/hanok/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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